▶ 즐라탄, 갤럭시 데뷔전서 마법 같은 2골 폭발
▶ 40야드 미사일 동점골 이어 역전 결승골까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LA 갤럭시 데뷔전에서 40야드짜리 장쾌한 장거리포로 미국 무대 첫 골을 뽑아낸 뒤 웃통을 벗어던진 채 포효하고 있다. [AP]
메이저리그 사커(MLS) LA 갤럭시와 계약한 세계 축구의 수퍼스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6)가 데뷔전에서 미국에도 ‘즐라탄의 세상’이 열렸음을 선포했다. 후반 중반 이후 교체 투입돼 약 20분 남짓한 시간만 뛰면서도 장쾌한 40야드짜리 ‘미사일’ 슈팅으로 환상적인 동점골을 터뜨린 데 이어 후반 추가시간엔 역전 헤딩 결승골까지 뽑아내는 등 보고도 믿기 어려운 초특급 카리스마를 폭발시키며 팀의 거짓말 같은 4-3 역전승을 이끌었다.
지난달 31일 카슨 스텁헙센터에서 펼쳐진 갤럭시와 신생팀 LAFC의 LA 더비는 사상 첫 ‘엘 트라피코(El Trafico) 더비‘이기도 했지만 그보다 즐라탄의 미국 무대 데뷔전으로 더 엄청난 관심을 끌었다. 지난 29일 밤늦게 LA에 도착한 즐라탄은 전날 팀과 함께 첫 훈련을 한 뒤 바로 이날 벤치에 앉았고 갤럭시가 1-3으로 끌려가던 후반 26분 교체 투입됐다. 이날 전반 멕시코 대표팀 스트라이커인 LAFC의 카를로스 벨라에 연속골을 얻어맞은 뒤 후반 시작 직후엔 자책골까지 나와 0-3으로 끌려가던 갤럭시는 후반 16분 한 골을 만회했으나 사실상 패색이 역력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모든 관중들이 “We want Zlatan”(우리는 즐라탄을 원한다)을 연호하는 가운데 그가 필드에 등장하자 분위기는 180도 돌변했다. 갤럭시는 불과 2분 뒤 크리스 폰티어스의 헤딩골이 터져 2-3으로 추격했고 모든 시선은 즐라탄에게 집중됐다.
그리고 즐라탄은 이런 팬들의 갈망을 저버리지 않았다. 후반 32분 LAFC 골키퍼가 후방에서 길게 차 올린 프리킥을 갤럭시 수비수가 헤딩으로 걷어낸 볼이 중앙선을 넘어오며 튀어 오르자 즐라탄은 달려들며 지체 없이 오른발을 강력하게 휘둘렀고 그의 발끝을 떠난 볼은 약 40야드 이상을 번개처럼 날아가 전진해 있던 골키퍼 위를 훌쩍 넘어 LAFC 골문 한복판을 정통으로 꿰뚫었다. 즐라탄이 아니라면 볼 수 없는 ‘원더 골’이었다. 즐라탄은 곧바로 유니폼 상의를 벗어던진 채 달리며 포효했고 스텁헙센터는 보고도 믿기지 않는 장면에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하지만 데뷔전 무승부에 만족할 즐라탄이 아니었다. 그는 후반 추가시간 왼쪽 측면에서 애쉴리 콜이 올려준 크로스를 골문 앞에서 골키퍼와 수비수를 따돌리고 헤딩으로 연결, 끝내 경기를 뒤집는 역전 결승골까지 터뜨렸다. 말로만 듣던 ‘즐라탄 매직’이 LA에서 연속으로 터진 것이었다.
전날 입단 기자회견에서 “사자는 배가 고프다”라고 말했던 즐라탄은 이날 단 20분 만에 LAFC를 통째로 집어 삼킨 뒤 “난 아직도 배가 고프다”고 선언했다. 그는 또 “팬들이 ‘즐라탄을 원한다’고 요구해 그들에게 즐라탄을 드렸다”고도 말했다. 그 어떤 헐리웃 영화보다 훨씬 더 마법 같았던 데뷔전이었다. 약 일주일전 LA타임스에 자신의 갤럭시 입단을 알리는 전면광고를 내면서 간략하게 “Dear Los Angeles, You are welcome“이라고만 적었던 즐라탄은 이날의 전설급 퍼포먼스로 그 말을 실현된 예언으로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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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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