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1일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4월 아이들 봄방학이 시작되었다. 긴 연휴가 다가올수록 내 머릿속은 계획을 짜느라 정신없이 굴러간다. 아이들 캠프 옵션에서 “No”를 선택하는 순간, 모든 촛점은 아이들의 의미있는 시간 만들기가 된다. 놀이, 학습 아니면 여행모드. 작년 추수감사절 1주간의 짧은 한국여행 이후 오랜만에 여행가자는 아이들을 위해 부랴부랴 해리포터와 심슨이 있다는 유니버셜 스튜디오, LA행 라스트미닛 항공권 5개를 급하게 샀다. 다행히 핫딜을 잡았다!
이른 아침 7시 출발 비행기에 아침 6시 도착 비행기라는 이유있는 핫딜. 여행자 컨디션으로 따지면 결코 좋은 딜은 아니지만, 5명 대가족인 우리로서는 가장 경제적인 최상의 옵션이다. 호텔 역시 모아둔 포인트를 사용해 무료로 예약, 렌터카도 5명에게는 비좁은 작은 크기의 차. 배기지 클레임을 하면 추가 비용이 있다기에 개인 백팩에 최소한의 물건만 넣었다.
그렇게 몇 시간만에 여행을 계획하자마자 중요한 미팅 전화가 걸려왔다. 짧은 여행에서 돌아와서 하기를 요청했지만 부득이하게 그 시간에 해야 한다는 안타까운 답변이 들려왔다. 필요한 서류, 노트북을 넣고는 다음날 새벽 4시 아이들을 깨워 비행기를 타러 갔다. 이른 1시간 30분의 비행 후 아침을 먹고 곧바로 정해진 시간에 전화미팅을 끝낸 나는 아이들을 데리고 헐리우드 관광거리를 활보했다. 할일을 마친 나는 너무 행복했다. 이제 계획한 대로 놀기만 하면 되니까.
하지만, 이른 비행으로 지친 아이들은 단 2곳의 뮤지움 방문 이후 자꾸만 호텔로 가자고 했다. 바쁜 일을 다 해치운 나는 이제 즐거워지기 시작했는데. 아쉬움을 뒤로하고 내일을 기약하며 돌아와 간단한 저녁을 먹인 뒤 샤워를 끝내니 아이들은 이내 잠들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생긴 뒤 나는 모든 일에 아쉬움이 남는다. 정돈된 삶, 계획 완수의 충분한 만족감에 흠뻑 젖고 싶지만 경제적, 신체적, 정신적 제약으로 인해 늘 빡빡하게 계획하고, 그마저도 계획대로 마치지 못해 이도 저도 아닌 아쉬움을 느낀다. 그렇게 허전한 마음이 드는 순간 나는 한숨 대신 나 자신을 달래주기로 결심했다. 인생은 계획한 대로가 아니라 바로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면 되는 거라고. 그러면 진짜 완벽해서가 아니라 최선을 다했기에 얻을 수 있는 진짜 만족이 느껴지는 것 같다. 결과가 어떻든, 나는 그 순간 더없이 최선을 다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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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영(검색엔진 컨텐츠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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