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떠난다. 오랫동안 한 동네에서 같이 잘 놀았는데 느닷없이 하루아침에 떠난단다. 어쩌면 느닷없이 가 아닌지도 모른다. 그동안 남모르는 어려움 속에서 하루하루가 이별을 향해 서서히 다가온 건지도 모른다. 메뚜기 촌에는 슬픈 소식이다.
말로는 새 옷 입고 단장해서 다시 오겠다고 하지만 글쎄요... 아쉬움이 너무 크다. 다만 꼭 다시 찾아와서 카미노 탱고에 맞추어 같이 춤추고 놀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크다.
San Jose Mercury를 본다. 한마디로 그 잘 나가던 신문이 원치도 않던 Diet에 들어간다. 한때 70 페이지 이상 일간지가 반에반 정도로 살이 빠지며 몸가눔조차 허덕인다. 얼마 전까지 일본계 신문 호꾸베이 마이니찌가 여기에 있었다. “있었다” 다. 왜나면 지금은 없으니까.
전국의 많은 일간지들이 문을 닫는다. 아니면 Diet로 쪼그라든 모습으로 형태를 유지한다. 피를 흘리면서도 자유언론을 사수한다고 안간힘을 쓴다. 힘든 싸움을 하는 거다. 세상이 바뀐 거다. 타블로이드 신문을 들고 지하철타고 출근하면서 정보를 얻든 시대는 이미 지났다. 지나도 한참 지났다.
요즘 세상의 주인인 젊은 세대는 Print Media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아니 관심이 없다기보다 아예 모른다고 하는 게 더 맞는 표현이다. 그들에게는 Social Media 만이 있을 뿐이다. 때문에 Good Old Print Media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인터넷과 공존하는 거다.
거의 모든 일간지와 잡지들이 인터넷 신문 잡지를 병행해서 발간한다. 뿐만 아니라 아예 처음부터 인터넷 매체만으로 시작하는 언론이 수도 없이 많다. 그리고 그들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Axios, Breitbart, HuffPost, BuzzFeed, Drudge Report 끝도 없다. 이들은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을 Real time 으로 보도한다.
Cambridge Analytica(CA).
지금쯤은 누구나의 눈과 귀에 익숙한 단어일 꺼다. 2013년 UK 에서 시작한 이 회사는 인터넷을 이용한 정치자문회사로 탄생한다. 그리고 이회사가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때는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때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많은 덕을 본 매체다.
이회사의 고객이 되면 이회사가 소유하고 있는 방대한 개인정보를 활용하여 정치 고객일 때는 개인 하나하나의 정치성향에 따라 구별하고 분석하여 같은 부류를 한데 묶어 특정고객(후보자)을 투표하도록 유도한다.
CA는 현재 약2억3천만 미국 시민들의 개인정보를 확보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이들 개개인당 4천 내지 5천개 data point (통계에 필요한 시점)로 구별하여 이를 기초로 결국 세뇌공작을 하는 거다. 예를 들자면 평범한 우리들이 생각할 수 있는 data point는 우선 남자냐 여자냐, 예쁘냐 미우냐, 늙었냐 젊었냐, 교육 수준은, 뒷주머니 돈지갑 무게는 등등, 생각해보니 꽤나 많다. 그러나 이게 4천 내지 5천? 컴퓨터가 아니면 불가능한 거다. 여기에 Facebook이 등장한다. 현재 CA는 많은 개인정보를 Facebook 에서 가져왔다. 두회사간 불법거래가 있었는지 아니면 도용을 한건지 이 때문에 Facebook 왕초가 국회에서 곤욕을 치렀다. 앞으로 Facebook 운명이 어떻게 될지 눈여겨 보게 된다.
CA의 고객은 전 세계를 상대로 한다. 완전 차별이 없는 그 누구라도 돈만내면 일을 맡는다. 이념이 어떻든 윤리의 가치를 떠나 하나의 고객일 뿐이다. 잔인하고 지독한 독재자도 이미지 메이킹에 따라 자상한 지도자로 만든다. 수퍼보울에 나오는 상품광고도 만든다.
컴퓨터는 이제 인간을 지배하게 될거디. 인간의 노동력을 대신하는 로봇을 만드는 로봇이 이미 탄생했다. 이쯤 되면 로봇이 못 만드는 것이 없을 거라는 예측도 하게 된다.
세상이 이렇게 인터넷과 컴퓨터로 바뀐 이상 떠난 우리 친구도 새 시대에 맞는 새무장으로 어느 날 깜짝 놀라게 메뚜기 촌에 불쑥 나오기를 무척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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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선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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