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롱초롱한 아침이 무척이나 포근하다. 적당히 불어주는 꽃바람에 싱그러움까지 덤으로 안겨오는 지금, 이것이 행복이어라.
나는 운동을 좋아한다. 특히 줌바댄스는 신나는 음악이 있어 내가 제일 즐기는 운동 중 하나이다. 사실 한국에서는 에어로빅을 수년간 했었다. 늘 해왔던 운동은 자연스럽게 이곳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소중한 일상이 되었는데, 이곳에서 찾은 줌바댄스야말로 힘든 이민 생활에 활력소가 돼주었다.
어젠 오랜만에 줌바교실에 찾아갔다. 여전히 신나는 라틴 음악으로 수업은 시작되었고 노련한 선생님의 구령과 함께 교실 안은 점점 줌바 열기로 달아올랐다. 낯익은 얼굴들과 귀에 익은 음악들로 감회가 새로웠다.
처음 시작하는 신참인 양 나는 제일 뒷줄에 서서 완벽하지 못한 동작이지만 열심히 리듬에 맞추어 댄스를 한다. 뛰지는 못하지만 걷는 동작까지는 흉내낼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자신이 생기면서 내심 ‘그래, 식구들에게 보여줘야지’ 하는 결심을 해본다.
그러니까 2년 전 나는 갑작스런 뇌졸중으로 오른쪽 손과 발을 전혀 움직이지 못했다. 병원에서 내린 15%라는 실오라기 같은 회복 가능성 앞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고 내가 내린 회복 100%에 도전을 시작했다.
극진한 가족들의 보살핌으로 물리 치료와 한방 치료는 물론 수영과 사우나, 아들의 맛사지까지 병행했다. 그렇게 온 가족이 함께 해낸 나의 재활 프로젝트로 인해 어느날부터인가 나 스스로 앉았고 섰으며 한발 두발 걷기를 시작해 어젠 드디어 그렇게 좋아했던 줌바댄스에 당당하게 도전했던 거다.
나는 누구보다 나의 건강을 자만했기에 내가 지금 겪는 이 편치 않은 몸이 아직도 가끔씩 꿈 같을 때가 있다. 처음 손과 발을 움직이지 못할 때는 오른손에 제일 미안했다. 건강할 때에 귀하게 쓰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이 많았다. 나으면 꼬옥 좋아하는 글도 많이 쓰고 건강함에 감사하며 살겠다고 다짐했었다. 덕분에 지금은 소소한 일상에도 감사하며 행복해하는 삶으로 바뀌었다. 요즈음은 전보다 편치 않은 손이지만 쓸 수있음에 감사하고 달리지 못하지만 걸을 수 있음에 감사한다.
지금 나는 이 글을 쓰고 있고, 오후엔 줌바댄스도 즐길 거다.
햇살이 눈부시다 오늘도 행복이어라.
<
김미라(버클리문학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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