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애틀 시 당국, ‘홈리스·주택부족’ 해결 위해 신규 세금부과 추진
▶ 아마존 “세제혜택 주겠다는 도시 널렸는데 시애틀은 고용에 추가세금” 반발
아마존이 본사가 있는 미 워싱턴주 시애틀시에 건립 중이던 17층짜리 복합 오피스 건물 공사를 돌연 중단했다.
시애틀 타임스는 3일 "시애틀시가 아마존을 겨냥해 새로운 세금을 신설하기로 한 데 대한 반응으로 아마존이 '블록 18 프로젝트'를 중단했다"고 전했다.
아마존은 오는 14일로 예정된 시애틀 시의회의 신규 세금에 대한 표결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공사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시애틀 시의회가 표결에 부칠 새로운 세제안은 연 매출 2천만 달러 이상의 기업에서 일하는 종업원 한 명당 시간당 26센트(280원)의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골자다. 이 세금을 거둬 홈리스(노숙자) 및 주택부족 문제 해결의 재원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세법이 통과되면 아마존은 연간 2천만 달러(215억 원)의 세금을 추가로 내게 된다.
아마존이 공사를 영구 중단할지, 세법 표결 이후 재개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아마존은 이 블록 18 프로젝트 중단 외에도 최근 임대한 레이너 스퀘어 빌딩을 재임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시애틀에서 약 7천 명의 신규 인력 채용이 보류될 수 있다.
시애틀 타임스는 "지난해 1천779억 달러의 매출과 30억 달러의 순이익을 낸 아마존에 세금 2천만 달러는 '양동이의 물 한 방물'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이번 공사 중단은 아마존과 시애틀시 당국 간의 오랜 갈등의 한 예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아마존이 지난해 북미 200여 개 도시를 유인한 대대적인 제2 본사 공모전 역시 시애틀 시 당국과의 갈등의 산물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아마존은 지난 10여 년간 급성장하면서 시애틀 도심 한복판을 공격적으로 점령해 홈리스와 주택부족 문제를 야기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아마존은 시애틀의 고용과 경제적 붐을 일으킨 1등 공신에게 시 당국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미전역의 주요 도시에서 아마존 제2 본사를 유치하기 위해 엄청난 세제혜택을 주겠다고 제안하는 마당에 시애틀은 오히려 추가 세금을 징수하려 한다면서 반발하고 있다.
아마존의 공사 중단과 레이너 스퀘어 재임대 검토 방침이 알려진 뒤 제니 더칸 시애틀 시장은 "이 결정의 여파로 대규모 고용 차질을 가져올 가능성을 우려한다"면서 "동시에 우리는 홈리스와 주택부족, 낙후된 사람들을 끌어올리는 문제에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칸 시장은 시의원과 노조 지도자들, 기업인들의 연석회의를 수일 내에 소집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애틀시와 아마존의 이번 갈등을 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시 상공회의소는 "틈만 나면 시 당국과 시의회는 시애틀에 있는 사업체에 다른 세금을 부과하려고 한다"면서 "그들의 기본 생각은 일자리에 세금을 부과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리처드 플로리다 토론토 대학 도시설계학과 교수는 제2 본사 유치전을 벌이는 도시 시장들에게 "보고 배워라. 당신의 제2 본사가 다음 차례다. 역겹고 부끄러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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