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늘 다니던 토요일 산행을 쉬고 무성히 올라온 잔디를 깎으려 하였다. 아침에 신문을 보다가 프리몬트에 거주하는 분의 ‘한국산 채소 모종 무료 나눔’이라는 기사를 읽었다. 갑자기 텃밭에 주렁주렁 매달린 오이, 호박, 토마토와 상추의 풍경이 머리에 스쳐 간다. 아! 생각만 했는데도 마음이 풍요로워진다.
나와 집사람은 시골에서 자란 적이 없었기 때문에 무엇을 심어 보고 가꾼다는 것은 어렵게만 느껴진다. 그저 시장에서 장을 보고 손쉽게 식탁에 오르는 생활에 익숙해진 생활이다. 간혹 주위에서 손수 가꾼 채소를 받게 되면 신기하고 부러웠다. 이번 기회에 도전해 볼까 하는 마음이 들지만, 선뜻 결정하기는 쉽지 않다. 꾸물대다가 큰맘 먹고 집에서도 멀지 않은 곳이니 구경할 겸 가 보기로 했다.
10시 오픈에 맞추어 가기 전에 전화하니 메시지로 바뀐다. 간단히 이름을 말하고 찾아뵙겠다고 하고 싱싱한 채소를 겸한 밥상을 떠올리며 운전을 했다.
평화롭고 조용한 산등성이 가까이 있는 동네에 도착하니 벌써 부지런한 많은 분이 채소 모종이 담긴 상자를 갖고 나온다. 옆문으로 내려가는 곳에 '계단 조심'이라는 사인을 보며 조심조심 내려갔다.
오랫동안 오클랜드에서 화원을 하고 지금은 은퇴하신 주인 전 선생님이 반갑게 맞아 주신다. 바쁘신 가운데 실례가 될까 봐서 몇 마디 나누지는 못했다. 입구 옆 테이블에는 많은 물병이 준비되어 있어 따듯한 날에 그분의 후덕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친절한 안내로 오이, 고추, 호박, 토마토의 모종을 갖고 집으로 향하는 차창 밖 봄바람에 흩날리는 매화꽃을 보며 기분 좋은 미소를 짓는다. 땀방울과 정성으로 키워 낸 모종을 마련해 주신 기대에 부응해 열심히 가꾸어 나도 이웃과 나눌 수가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많은 이웃에게 기쁨이 배가 되는 나눔의 삶과 사랑을 일깨워 주신 전준헌 선생님께 다시 한번 '고맙습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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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무심 / 프리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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