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정의 달이며 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기도 하다. ‘스승의 날’은 스승을 존경하는 사회적 풍토를 조성하고, 교권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1963년 은사의 날로 시작돼 64년 5월 26일을 스승의 날로 정했다. 이후 65년부터는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 15일로 옮겨져 시행되다 1973년 정부의 서정쇄신정첵에 잠시 금지됐었다. 1982년 법정 기념일로 부활했다. 나의 중학교 시절이니 반세기도 훨씬 지난 60년대 초의 아직은 청년티가 나지 않은 까까머리 중학생 때이다.
날씨가 무더운 여름날 방과 후 교문을 나서는데 담 옆에 일명 '뺑뺑이'라고 기억되는 '아이스케키' 장수가 있었다. 친구와 지나다가 주머니를 뒤져보니 10환이 있어서 아저씨가 돌리고 나는 화살표 촉으로 된 것으로 찍어서 번호에 맞는 수 대로 먹는 아이스케키 였다. 대개 그 원판에는 1부터 3개가 표시되어 있어서 운이 좋으면 3개 아니면 1개의 모험의 게임이었다.
잠시 후 원판은 돌아가고 제발 2개는 맞으라고 빌었는데 성공! 친구와 한 개씩 시원한 얼음과자를 입에 물고 가는데 저 앞에서 역사 선생님이 오신다. 우리는 정신이 뻔쩍 들며 어찌할 바를 모르는데 선생님이 오시더니 먹던 것을 갖고 따라오라고 하신다. 이크! 단단히 각오하며 뒤따르니 학교 정문 안쪽 구석이다. 야! 학생이 아이스케키를 입에 물고 다니면 되겠니? '이곳에서 천천히 먹고 가거라' 하시며 다 먹을 때까지 지키고 계시다가 휴지도 건네주어 입가도 닦게 하고 보내 주셨다.
그다음 날 역사 시간이다. 선생님은 수업 중에 '아이스케키' 일어나라고 하며 내 얼굴을 쳐다보는데 부끄럽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했지만 어쩔 수 없이 일어섰다. 간략하게 어제의 일을 이야기하시는데, 그제야 급우들은 으하하! 웃음소리와 함께 나는 멀쭉한 기분이었다. 선생님은 교복을 입은 채로 학교 부근에서 아이스케키를 물고 다니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용히 말씀하셨다. 그 후부터 나의 별명은 아이스케키가 되고 그 역사 선생님은 나를 종종 그렇게 부르셨다.
그분은 왼손에 항상 붕대를 감고 다니셨으며 혹시 사고로 인한 부상으로 짐작만 했었다. 훤칠한 키에 늘 맑은 모습과 새하얀 붕대를 감고 열성적으로 가르치던 선생님이 보고 싶다. 훗날 소식을 들으니 캐나다에 이민 가셨다는 소식을 들었고, 몇 년 후 선생님이 저 먼 곳으로 떠나셨다는 부음을 들었다.
이성호 선생님!
저의 가슴에 존경과 사랑을 가르쳐 주심을 늘 감사하게 생각하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스승은 마음의 어버이라고 하지요! 고맙습니다.
<
방무심/ 프리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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