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를 지내면서 유일하게 즐겨보는 방송이 하나 있다. 형편이 어려워서, 부모님이 안 계셔서, 때로는 장애 때문에 각자의 이유는 다르지만 그들의 고단한 삶을 씩씩하게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방송의 말미에는 이미 방송되었던 사람들을 후원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격려하는 프로이다.
지난주엔 아빠 혼자 일곱 살 된 쌍둥이 아들을 키우는 내용이었는데 먼저 태어난 형이 장애를 가지고 있어 힘겹게 서로를 의지하며 사는 모습이었다. 일곱 살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동생은 형을 챙길 줄 알고 양보할 줄 알며 형을 먼저 돌봐야 하는 아빠의 마음까지 헤아리고 있었다. 아빠는 아이들을 돌봐야 하기 때문에 새벽엔 우유배달을 하고 낮엔 세차장에서 일을 하는데 어디서 저런 초인적인 힘이 나오는지 보는 내내 의아할 정도였다. 그런데 아빠는 이런 말을 한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세상에 못할 것이 없다”고……말을 할 줄 모르던 큰 아이는 오년 만에 처음 배운 단어가 ‘아빠’였단다.
또 이미 방송 되었던 가족은 후원자들이 새로 마련해 준 침대에 함께 누워 마냥 행복한 모습이었는데 한 자원봉사자는 이런 사소한 것에 행복해하는 모습이 감동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 가족의 아홉 살 난 아이는 열한 살 된 장애를 가진 오빠를 보는 편견에 대해 우리 오빠는 몸이 불편할 뿐 바보가 아니라며 놀림받는 걸 속상해했다. 진정한 가족의 모습은 이런 게 아닐까?
요즘 뉴스에선 온갖 가진 자들의 횡포와 인륜을 저버린 일들이 심심치 않게 보도되고 있다. 동방예의지국이라 일컬었던 한국이 이젠 자살 1위의 오명을 얻은 나라가 되고 보니 세상 사는 게 참으로 힘들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 방송을 보면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깨닫는다. 변변한 집 한 칸이 없어도, 먹을 반찬이 없어도 가족이 함께하고 서로를 의지하며 산다면 그 안에 행복이 있다. 또 돕는 이들의 손길도 아름답다. 시간이 많고 돈이 많아서가 아니다. 작은 정성과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기에 그들은 오히려 도울 수 있고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하다 말한다. 이것이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진정한 동행이 아닐까?
험악한 세상이라고는 하지만 가족과 따뜻한 이웃이 함께하는 이 세상은 분명 살아볼 만한 세상이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난 누구의 동행이 되어줄까 오늘도 내 가족과 이웃을, 주변을 둘러본다.
<
양주옥(피아니스트)>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