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타 행운의 결승골로 1-0…조별리그 1승1무
▶ 이란, 후반 VAR 판정으로 동점골 놓치고 ‘눈물’

스페인의 이스코(왼쪽)가 후반 9분 선제 결승골을 터뜨린 디에고 코스타와 함께 환호하고 있다. [AP]

이란은 후반 17분 동점골을 뽑아내고 환호했으나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득점이 무효가 됐다. [AP]
8년 만의 정상 복귀를 노리는 ‘무적함대’ 스페인이 상대 자책골 성 결승골 행운과 비디오부심(VAR)의 상대 골 무효판정에 힘입어 이란의 ‘늪’을 힘겹게 통과, 러시아 월드컵 첫 승을 따냈다.
스페인은 20일 러시아 카잔의 카잔 아레나에서 벌어진 이란과의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후반 9분 디에고 코스타가 뽑아낸 행운의 선제골을 끝까지 지켜 1-0으로 승리했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포르투갈과 3-3으로 비겼던 스페인은 이날 승리로 1승1무를 기록, 이날 모로코를 역시 1-0으로 따돌린 포르투갈(1승1무)과 함께 승점 4로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반면 1승1패가 된 이란(승점 3)은 이제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 무조건 이겨야 16강 진출이 가능할 전망이고 2패를 기록한 모로코는 스페인과 조별리그 최종전 결과에 관계없이 탈락이 확정됐다.
이날 경기는 예상대로 골문 앞에 ‘버스’를 주차시키는 방식의 극단적인 수비 작전으로 나선 이란을 상대로 스페인이 마치 공격 훈련을 하는 것 같은 양상으로 전개됐다. 이란은 거의 대부분 시간동안 선수 전원이 자기 진영에서 수비에 집중했고 스페인은 계속 볼을 돌리며 빈틈을 노렸으나 7대3 이상의 월등한 볼 점유율 우세에도 불구, 워낙 촘촘하게 배치된 이란의 수비벽을 상대로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기도 쉽지 않았다.
스페인은 전반에 10개의 슈팅을 때렸지만 골문으로 향한 유효슈팅은 하나뿐이었다. 전반 19분 다비드 실바의 슈팅과 22분 서지오 라모스의 프리킥은 수비수에 맞았고 25분 실바의 프리킥은 골키퍼 정면으로 갔으며 27분 실바가 문전 혼전 중 시도한 왼발 시저킥은 골문을 벗어났다. 전반 막판 이란 선수들이 툭하면 쓰러져 고통을 호소하며 시간을 끄는 이른 바 ‘침대 축구’의 모습까지 보이기도 하면서 스페인의 가슴은 계속 타들어갔다. 전반 추가시간엔 실바가 문전에서 절호의 왼발슛 찬스를 잡았으나 슈팅이 수비수에 맞고 나갔고 후반 시작과 함께 잇달아 득점찬스를 잡았으나 매번 이란 수비수의 육탄방어와 골키퍼에 막혔다.
하지만 이란이 수비만 한 것은 아니었다. 스페인의 공세가 계속되던 후반 초반 이란은 모처럼 공격에서 스페인 팬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하는 장면을 만들기도 했다. 후반 8분 왼쪽 사이드라인에서 스페인 문전으로 롱 스로인이 들어오자 제라르 피케가 헤딩으로 볼을 걷어내자 이를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카림 얀사리파르드가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때렸는데 볼은 왼쪽 골대를 살짝 벗어나 옆 그물을 때리며 스페인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하지만 이날 최고의 위기를 넘긴 스페인은 곧바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후반 9분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왼쪽으로 중앙을 치고 들어가다 페널티박스 안쪽의 코스타에게 패스를 찔러 넣었고 코스타가 볼을 잡으며 자신의 오른쪽으로 턴을 하는 순간 달려온 이란 수비수 라민 레자예얀이 볼을 걷어내려고 찬 것이 코스타의 오른발에 맞고 굴절되며 이란 골문 왼쪽 구석으로 빨려 들어가고 말았다. 코스타는 볼이 자신의 발에 와서 맞아준 덕에 행운의 결승골을 기록하며 이번 대회 3호 골을 기록했다.
리드를 빼앗긴 이란은 이후 만회골을 위해 밀집수비를 포기하고 공세로 돌아섰고 후반 17분 스페인 진영 한복판에서 얻은 프리킥 상황에서 세이드 에자톨라히가 극적인 동점골을 뽑아낸 듯 했다. 하지만 그의 슈팅 직전 부심의 오프사이드 플랙이 올라갔고 VAR 판정에서 에자톨라히가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동점골이 날아가고 말았다.
이후 이란은 수차례 날카로운 공격으로 스페인 골문을 위협했으나 결정적 한 방이 터지지 않았다. 후반 30분 메디 타레미의 위협적인 크로스가 아슬아슬하게 슈팅까지 연결되지 못했고 32분에는 바히드 아미리가 피케를 따돌리고 올린 정확한 크로스를 골문 바로 앞에서 타레미가 달려오며 헤딩으로 연결했으나 크로스바를 넘어가면서 땅을 쳤다. 결국 이란은 동점골을 얻지 못하고 종료 휘슬을 맞았고 이제 오는 25일 크리스타이누 호날두가 이끄는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무조건 이겨야 살아남는다는 배수진을 치고 나서야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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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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