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잉글랜드, 콜롬비아 꺾고 12년 만에 8강 진출
▶ 케인, PK 선제골…대회 6골로 득점왕 단독선두

잉글랜드 골키퍼 조던 픽포드가 콜롬비아 마지막 키커인 카를로스 바카의 킥을 막아내고 있다. [AP]

잉글랜드의 키어런 트리피어(왼쪽부터)와 골키퍼 조던 픽포드, 그리고 해리 케인이 승부차기 승리가 확정된 후 환호하고 있다. [AP]
‘축구 종가’ 잉글랜드가 악몽 같은 ‘승부차기 징크스’를 털어내고 12년 만에 월드컵 8강 무대에 올랐다.
잉글랜드는 3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스파르타크 스테디엄에서 벌어진 콜롬비아와의 러시아 월드컵 마지막 16강전 경기에서 연장까지 120분에 걸친 혈전에도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잉글랜드는 월드컵 무대에서 4번째 만에 처음으로 승부차기 승을 거뒀고 2006 독일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8강에 올라 종가의 자존심을 지켰다.
잉글랜드는 오는 7일 벌어지는 8강전에서 스웨덴과 4강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스웨덴은 이날 앞서 벌어진 16강전에서 스위스를 1-0으로 따돌리고 1994년 미국월드컵 이후 24년 만에 처음으로 8강에 진출했다.
잉글랜드의 이날 승리는 그동안 주요 국제대회(월드컵, 유럽축구선수권) 때마다 잉글랜드의 발목을 잡았던 승부차기 징크스를 털어내고 얻었다는 점에서 잉글랜드를 더욱 고무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잉글랜드는 그동안 월드컵 무대에서 승부차기로 간 3경기를 모두 패한 것을 포함, 주요 국제대회에서 승부차기 전적이 1승6패에 그쳐 승부차기에 대한 공포심이 뿌리 깊게 내려 있었다. 그 때문에 이번에 지휘봉을 잡은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취임 초반부터 선수들에게 승부차기에 대한 훈련과 함께 정신적 무장을 강조했고 결국 이날 첫 테스트에서 지긋지긋한 징크스를 떨쳐 버리는데 성공했다.
한편 잉글랜드의 간판 골잡이 해리 케인은 이날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뽑아 대회 6골을 기록, 득점왕 레이스에서 2위 로멜로 루카쿠(벨기에, 4골)에 2골차 리드를 잡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역시 4골을 기록했지만 포르투갈이 16강전에서 패하면서 자연히 득점왕 경쟁에서 탈락했다.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이어 2회 연속 8강 진출을 노렸던 콜롬비아는 간판스타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세네갈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입은 종아리 부상에서 회복되지 못해 이날 경기 엔트리에서 빠지면서 전력에 타격을 입었다. 그럼에도 불구, 0-1로 끌려가던 후반 추가시간에 극적인 동점골을 뽑아 승부를 연장, 그리고 승부차기까지 끌고 가는 저력을 발휘했으나 끝내 2회 연속 8강 목표는 이루지 못했다.
이날 양팀은 전반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이어갔으나 두 팀 모두 결정적인 찬스는 만들지 못한 채 전반을 0-0으로 마쳤다. 그리고 후반 시작하자 잉글랜드가 적극적인 공세로 나서며 주도권을 잡았고 후반 8분 만에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서 케인이 몸싸움 도중 콜롬비아 수비수 카를로스 산체스에게 반칙을 당해 페널티킥을 얻어낸 뒤 이를 자신이 성공시켜 리드를 잡았다.
이후 콜롬비아는 만회골을 위해 총공세로 나섰으나 좀처럼 잉글랜드의 수비벽을 뚫지 못했고 결정적인 찬스에서 슈팅이 빗나가는 등 기회를 살리지 못해 그대로 경기가 끝나는 듯 했다. 하지만 추가시간이 거의 끝날 무렵 콜롬비아는 기적처럼 동점골을 뽑아냈다.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서 예리 미나가 수비수들 사이로 솟구쳐 올라 강력한 내리찧기 헤딩을 했고 볼은 그라운드에 떨어진 뒤 높이 튀어 오르며 잉글랜드 골문 왼쪽 상단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어진 연장 30분간 양팀이 득점에 실패하면서 승부는 이번 16강전에서 3번째 승부차기로 들어갔다. 콜롬비아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에서 양팀은 콜롬비아의 3번째 키커까지 모두 킥을 성공한 후 잉글랜드의 3번째 키커 조던 헨더슨의 킥이 콜롬비아 콜키퍼 다비드 오스피냐에 막혔다. 또 한 번 승부차기의 저주가 잉글랜드를 덮치는 듯 했다.
하지만 여기서 반전 드라마가 나왔다. 콜롬비아의 4번째 키커 마테우스 유리베의 킥이 골대를 맞고 튀어나온 데 이어 5번째 키커인 카를로스 바카의 킥은 잉글랜드 골키퍼 조던 픽포드의 선방에 걸리면서 잉글랜드는 마지막 키커 에릭 다이어가 승부를 끝낼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다이어는 땅볼 킥을 골문 왼쪽 구석에 꽂아 넣으며 잉글랜드의 ‘승부차기 징크스’로 시원하게 날려버리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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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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