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이 남편과 아이들을 놓고 혼자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혹 기회가 생겨서 여행을 떠난다 해도 집 떠나면 가족 걱정부터 하게 된다. 그래서 ‘나홀로 여행’은 육체만이 아닌 나 자신을 가두었던 그 모든 걱정을 깨고 나오는 정신의 독립시간이다.
여행은 잠시 나를 찾는 여정이다. 극장 안으로 들어갈 때는 핸드폰을 끄고 영화에만 집중해야 한다. 여행도 그런 고독의 시간 속에서 온전히 나에게만 집중하게 된다. 살면서 얼마나 자주 하늘을 보았던가? 가족이 아닌 내가 좋아하는 음식은 뭐였지? 기억도 나지 않는 그 시간으로 초대되는 것이 ‘나홀로 여행’이다.
살포시 눈을 감고 눈부시게 아름다운 햇살을 온 마음으로 맞이하며 느끼는 자유로움. 누군가는 나는 남편과 언제나 ‘바늘과 실’처럼 다니면서도 좋기만 한데 왜 나홀로 여행이 필요하냐고 반문한다. 그러나 한번 경험해보라고 추천한다. 나 자신에게도 혼자만의 시간은 때로는 유익하며 타인과 건강한 관계를 지속하는 힘이 된다. 나를 사랑할 수 있어야 당신을 건강하게 사랑할 수 있다.
지난달 시카고에서 열린 재미한국학교협의회 학술대회를 다녀왔다. 미국 1,000여개의 한글학교 선생님들과 한국에서 방문하신 관계자분들을 포함해서 800여 명이 모였다. 차세대 아이들에게 보다 전문적인 교육을 하기 위한 맞춤형 강의들이 많이 준비되었다.
가르칠 땐 몰랐는데 오랜만에 앉아서 강의만 들으려니 궁둥이를 붙이고 있는 일이 쉽지 않음을 새삼 느낀다. 나는 하나라도 더 가르친다고 했지만, 학생들이 몸이 꼬이는 것도 당연하다. 1시간 20분 강의 후 10분 휴식 그리고 다시 강의를 듣는 꽉 찬 스케줄이었다. 하지만 전문적인 교육법과 자료들을 얻고 싶은 마음으로 붙이고 앉아 있는다.
작은 학교에서만 아이들을 가르치다가 넓은 세계의 학교를 경험하니 오랜만에 우물 밖으로 나온 기분이다. 가장 감동적인 것은 역시나 20년, 30년, 40년을 변함없이 열정적으로 교육 현장에서 뛰고 계신 선배님들을 만나는 것이다. 그 열정은 세월의 흐름 속에서 사그라지는 것이 아니라 더 타오르고 있다. 그 뜨거운 열정과 새로운 배움을 가득 담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직도 그 감동이 내 가슴속에서 뛰고 있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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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혜(한울한국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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