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유정” 나의 유일한 딸아이 이름이다. 그때 그 시절 우리 부부는 이런 저런 이유로 딸의 소원인 언니나 오빠를 만들어주질 못했다. 저런... 그나마 다행인지 동생은 싫단다.
유아 시절, 방에서 대화 음성이 들려서 방 문을 열면, 인형과 놀며 일인 다역의 연극이 한창 펼쳐지곤 했었다. 아직 미혼에 34살이 된 딸아이는 대학, 대학원에서 연기와 미디어를 전공하고, 결혼 후 셋 이상의 자녀를 갖고 싶어한다.
혼자 자라서인지 엄마와는 제법 많은 대화를 하며 성장했고, 동부에 있는 대학에 떨어뜨리고 혼자 집으로 돌아올 때에는 가슴이 뻥 뚫리는 허전함과 첫 이별의 아픔으로 서로 제법 오랫동안 부둥켜안고 슬퍼해야 했다. 그러고도 모자라서 나는 그동안 잘해주지 못한 생각만 떠올리며 비행기 안에서 펑펑 울며 돌아왔었다.
지금은 LA에 살면서 시도 때도 없이 엄마를 찾아대곤 하는 딸아이… 막상 내가 찾을 때는 숨어 버리고, 엄마가 필요할 때에는 영락없이 시간과 상관없이 전화벨이 울린다. 음력 생일은 기억하기 힘들다고 떳떳하게? 엄마 생일을 챙겨주지 않아 저녁 즈음 못내 서운함이 감돌 때에, “딩동” 페이스북에 새 글을 알리는 벨이 울린다.
서둘러 컴퓨터를 여니, 세상에 멋진 글과 사진이 한가득!... 카드 안에 빽빽이 그려 넣은 가짜 돈은 액수가 어마어마하다. 어릴 적부터 그 돈으로 선물한 명품백과 맨션이 몇 채이려나… 열린 온 세계에 “나의 베프(Best Friend)는 우리 엄마!”라고 멋지게 소개하는 울 딸. “어머 어머 얘 좀 봐” 깨알같이 써내려 간 글과 여러 시간 함께했던 행복의 컷트들을 짜깁기해서 올린 사진을 보면서 눈물이 핑 도는 진한 감동과 함께 심장이 콩콩 뛴다. 연이어 딸아이 친구들의 답글이 우르르 쏟아진다. 그중에 가장 맘에 드는 건 “엄마 너무 멋지시다!” “베프 엄마를 가진 니가 너무 부러워” 등등 저절로 입꼬리가 위로 향해짐을 어쩔거나…
친구, 이성, 학교, 직장, 신앙 문제, 하다못해 친구들의 고민상담까지 문자나 전화로, 데이트로 이어지는 딸과의 우정은 귀찮을 수 없는 아주 귀한 나의 거슬림이다. 언제나 딸아이의 깜짝쇼 방문은 가장 기대하는 나의 즐거움이며, 남편도 질투하는 딸아이와의 우정은 영원히 소유하고픈 욕심이고 희망 사항이다.
사랑해요 우리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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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보라 임(재정설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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