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는 마지막 몇 년 동안 책 한권을 책상에 두고 가족들과 가까운 친구들에게 그 책을 읽어 주었다. ‘살면서 가장 필요하고 유익한 내용을 담은 모음집을 펴낼 계획’으로 쓴 그 책은 톨스토이가 생애 마지막 독자들에게 남긴 편지였다.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Wise Thoughts for Every Day)’
1902년 폐렴과 장티푸스를 앓으면서 사경을 헤매다가 기적처럼 다시 삶을 얻은 톨스토이는 그 기적을 통해 날마다 좋은 글을 읽는 것이 축복임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 이후 자신의 삶 전체를 통해 경험했던 이야기들로 생의 마지막 편지를 쓴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는 삶보다 죽음에 대한 명상이 많이 담겨 있다. 노작가가 전하는 깨달음은 구체적이며 날카롭다.
성경 인물 중 솔로몬은 ‘지혜’의 대명사로 통한다. 부와 권력, 명예와 인기,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가졌던 사람으로 상징된다. 그런 사람이 인생의 후배들에게 남겨주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솔로몬의 ‘전도서’에는 성공적인 삶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준다. 모든 것을 누려봤지만 모든 것이 허망하다고 고백한다. 화려하게 피었다가 사라지는 것들은 인생의 궁극적인 만족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인생의 마지막에는 움켜쥔 손을 모두 놓게 돼 있다.
1920년생으로 올해 98세인 김형석 교수는 최근 ‘백년을 살아보니’라는 책을 썼다. 100세 시대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100년을 건강하게 사는 일은 그리 흔하지 않다. 먼저 100세를 산 이의 지혜를 빌리는 마음으로 책장을 열었다. 손으로 매일 매일 써서 만든 책이라고 하니 설렘은 더 컸다. 책에는 노년을 준비하는 인생 가이드를 비롯해 젊은 세대가 고민하는 문제에 답하는 인생 선배의 경험담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다다른 이들이 남긴 이야기에는 공통점이 있다. 미움보다는 사랑을, 많이 움켜쥐기보다는 더 많이 나누면서 살라는 것이다. 그리고 보이는 것보다는 보이지 않는 것에 집중하며 살아가라고 조언한다.
마지막 책장을 덮지만, 아직 제대로 된 책 읽기는 끝나지 않았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오늘 그렇게 살아가려고 노력할 때 책 읽기는 다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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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혜(한울한국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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