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한가위 연휴로 그동안 뜨거웠던 소득주도 성장 논란이 잠시 소강상태에 빠졌다.
여당이 제기한 소득주도 성장의 주요 골자는 저소득층의 소득을 늘려 소비지출 확대를 유도하고 생산 활동을 활성화하는 식으로 선순환을 이룬다는 것이다.
찬성 측은 과거 미국의 뉴딜 정책에 비견하며 소득분배 시스템의 개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란 입장이다. 그러나 반대 측은 국가주도 경제 모델의 판박이로 수혜 대상이 재벌에서 노조로 바뀐 것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번 정기국회 주요 이슈로 연휴가 끝난 뒤 논란은 재점화되고 결론도 지켜볼 볼 일이지만, 소득주도 성장론 자체는 한인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우선 소득주도 성장은 이념과 정치를 떠나 인간의 근본적인 노동 및 생계의 필요성과 맞닿아 있는 보다 원초적인 문제로 봐야 옳다.
단적으로 말해 물가 오름세를 반영하지 않은 소득분배는 경제적 자립과 가족 부양은 물론 일하는 즐거움마저 빼앗을 수 있고 인간의 존엄성마저 헤칠 수 있다.
또 경제적으로는 복지에 의존하기보다 애써 일하며 열심히 생활하려고 하는 이들의 자율의지까지 꺾을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남가주 공영방송 KPCC가 최근 보도한 내용은 충격적이다. LA 카운티의 홈리스 실태를 점검했는데 약 5만명의 홈리스 중 8%가 직장을 갖고 있는 성실한 근로자였다.
최근 한 지인은 어렵게 결정을 내려 온 가족과 함께 텍사스로 떠났는데 뒷맛이 씁쓸했다. 한인타운에서 받는 임금으로는 기본적인 생활이 불가능할 뿐더러 미래도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또 다른 두 명의 지인들은 한국으로 되돌아갈까 고민 중이다. 이곳에서 맞게 될 불안한 노후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일상이 이유들이지만 공통분모를 꼽자면 타주로 떠난 가족처럼 소득이 성장할 가능성이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실 미국은 이미 소득주도 성장을 이루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말 발표한 ‘미국의 민간소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4년간 3.0%를 기록한 민간소비 증가율 덕분에 기업수익성이 개선됐고 고용환경이 나아져 가계소득과 근로소득 증가율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한인사회는 비용절감에 나서는 업주들이 늘고 있다. 현금흐름을 파악하고, 구매와 재고관리에 나서며, 고정비와 변동비 특히 인건비 지출을 줄이느라 분주하다.
이들의 공통된 이유는 “경기가 안 좋아져서”지만 소득주도 성장의 간단한 원칙을 간과해서 직원인 동시에 고객인 이들을 영영 잃고 있다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대신 지금이라도 새롭게 생각하고 사람에 투자해서 파이를 키울 수도 있다.
한인타운에 모두가 다니길 원하는 ‘신의 직장’을 만들었다는 칭송과 족적은 대대손손 영예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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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일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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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방법이 몬데????말로는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