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류 원산지 표시제 ‘의무화’에서 ‘선택’
▶ 미국산인지, 수입품인지 한인 소비자들 답답

마켓에서 판매하는 육류의 대부분은 원산지 표기가 없어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AP]
# 지난 6일 한 LA 한인마켓에서 냉동삼겹살 1팩을 집어 카트에 담고 있던 주부 황모씨에게 냉동삼겹살의 원산지가 어딘지 물었다. 그러자 그는 ‘미국산이 아니겠냐’는 반문과 함께 라벨을 살펴보았지만 원산지 표기는 없었다. 황씨는 “마켓에 물어보지 않으면 고기의 원산지를 알 수 없어 마음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LA지역 한인마켓에서 판매되고 있는 육류의 대부분에 원산지 표기가 되지 않아 미국산인줄 알고 구매했다가 수입 고기임을 확인하고 당황해하는 한인들이 적지 않다.
육류 원산지 표기 여부를 마켓의 재량에 맡긴 법령에 ‘마켓 고기는 모두 미국산’이라는 한인 소비자들의 오해가 빚어낸 결과다.
현재 한인타운에 위치한 한인마켓 중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마켓들은 육류 개별 포장의 라벨에 원산지 표기를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래 육류의 원산지 표기는 2015년까지 ‘의무’였다. 특히 개별 포장에 붙어 있는 가격표에 반드시 해당 육류의 원산지를 표기해 소비자들의 이해를 돕도로 했다.
하지만 2016년 육류 원산지 표기 의무화 폐기 규정(HR 2398)이 연방의회를 통과하면서 육류 원산지 표기가 ‘의무’에서 ‘선택’으로 바뀌었다. 육류가 어느 나라에서 수입된 것인지를 소비자들에게 밝히는 일은 전적으로 마켓의 재량에 달린 것이다.
육류 원산지 표기 의무화가 폐지된 후 2년이 지나 일부 마켓을 제외하고 육류 원산지를 표기하는 곳은 거의 없다. 특히 냉동 육류일 경우 원산지를 표기하는 일이 거의 없어 미국산 여부는 물론 어느 나라에서 온 것인지 소비자들은 알길이 없다.
한인 소비자들로서는 그저 미국에서 파는 것이니 미국산으로 생각할 뿐이다.
일부 한인 마켓에서는 미국산 육류를 가격표 라벨에 표시하기도 한다. 한인 소비자들이 미국산 육류에 대한 신뢰를 마케팅으로 활용하기 위함이다.
한 한인마켓 정육부 관계자는 “아무래도 외국에서 수입된 고기보다는 미국산 육류를 더 선호하기 때문에 필요할 때 미국산 육류를 표기해 강조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사실 미국은 수입 육류 대국이다. 한인 마켓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인들이 마켓에서 접하는 육류들은 캐나다와 멕시코를 비롯해 약 30여개 국에서 수입된 것들이다. 시장조사기관인 ‘스테이티스타’(Statista)의 통계에 따르면 소고기의 경우 2016년에만 30억1,000만 파운드를 수입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소고기를 수입했다. 돼지고기 역시 2016년 10억9,100만 파운드나 수입됐다.
2013년 연방농무부 통계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섭취하는 육류의 10% 가량이 수입산이다. 생고기 보다 냉동고기들은 대부분 수입된 고기라고 생각해도 무방할 정도이다.
따라서 고기에 문제가 있거나 먹고 탈이 났을 경우 이를 추적해서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을 묻는 일이 어렵게 됐다. 마켓과 육류 공급업체 사이의 책임 소재도 불분명해져 자칫 믿고 먹었던 소비자만 골탕을 먹을 수 있는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 한인 마켓 정육부 매니저는 “마켓의 입장에서도 육류 원산지를 일일히 확인할 수는 없다”며 “육류를 공급을 해주는 정육업체가 수입을 하면서 철저한 검역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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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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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5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All You Can Eat의 일부의 소고기 메뉴는 beef입니까? meat입니까?
새로운 사실을 알게되어 감사합니다. 마켓서 고기살때 한번 더 확인해봐야겠군요...
meat 은 고기라고하지 소고기 라고는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먹고있는 소고기를 영어로'BEEF'또는'MEAT'라고 하지요.두가지가 다른점을 아십니까?남기자께서 확인하여 기사화하여 소비자들에게 알려주세요.지면이 좁아 설명하기가 어렵네요
헐 몰랐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