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버클리에는 ‘Student Parent Center’라는 독립된 건물이 있다. 이곳은 학생이면서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을 위한 보금자리이다. 여기에 모이는 부모학생들은 대부분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고, 매일이 얼마나 치열한지를 잘 안다. 그래서인지 부모학생들은 친하지 않아도 또는 초면이여도 서로를 격려하고 도움이 되는 충고를 해주곤 한다. 건전한 대화가 많이 오가는 가운데, 지난주에는 여러 학생들이 자신들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들을 늘어놓고 있었다.
나 또한 스트레스를 잘 받는 1인으로 자연스레 이 대화에 끼어들었다. 부모학생들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다양했다. 아이를 재우고 난 후 와인 한 잔이나 맥주 한 병을 마시는 게 낙이라는 사람, 없는 돈을 아껴 마사지를 받고 나면 쌓였던 스트레스가 다 날아간다는 사람, 아무 생각하지 않고 운동하고 땀흘리고 나면 다시 시작할 힘이 생긴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단것에 집착하게 된다. 팬트리를 뒤져 초콜릿이나 달달한 빵과 과자를 꺼내 사정없이 먹는다. 어쩌다 한번이면 이해가 될 법도 하지만 나는 너무 오랫동안 이렇게 해왔다. 사실 이런 단 음식들이 크게 비싼 것도 아니고 먹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도 아니기에 그동안 나 나름대로 꽤 괜찮은 스트레스 해소방법이라고 핑계를 삼아왔다. 단것을 먹는 게 술을 마시는 것보다 건강하고 돈을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내 자신과 타협하고 위로했다. 하지만 친구들과의 대화가 깊어질수록 내가 큰 착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론 단것을 먹는 그 순간만큼은 행복하다. 그런데 그 이후가 문제이다. 늘어나는 체중과 단 음식으로 각성이 되어서인지 밤잠을 설칠 때도 많다. 또 단것을 먹으면 입맛도 떨어져 밥을 안먹게 되어 몸이 지치고 짜증이 밀려온다. 이런 것들이 다시 내게 스트레스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내 틀에 박힌 생각에 잠겨 큰 그림을 보지 못했고 스트레스를 푼다고 변명하면서 더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던 것이다. 오늘 부모학생들과의 대화는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동안 나는 나의 행동에 대해 너무 관대했다. 그러는 사이 내 몸은 아마도 주인을 잘못 만나 고생을 꽤나 했을 것이다.
<메이 최(UC버클리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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