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 군비경쟁이 한창이던 1983년 3월23일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은 TV연설을 통해 새로운 핵미사일 대응방안을 밝혔다.
소련 등 적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위협을 핵무기 보복으로 대처하는 대신 레이저 같은 첨단장비를 이용해 우주공간에서 미사일을 격추하는 이른바 ‘전략방위구상(SDI)’이다. 이는 당시 인기를 끌었던 공상과학(SF) 영화의 이름을 빌려 ‘스타워즈’로 불렸다.
미국은 이를 실행하기 위한 조직도 만들었다. 1982년 9월1일 창설된 우주사령부가 그것이다.
1985년 공군우주사령부로 이름이 바뀐 이 조직은 이후 우주공간을 활용한 군사작전을 구상해왔다. 미국의 전략에 맞서 소련이 내놓은 카드는 우주전투위성 ‘폴류스’다.
소련 미사일·우주방어사령부는 1987년 5월15일 적국의 군사위성을 격추하기 위한 폴류스 위성을 바이코누르 기지에서 쏘아 올렸으나 로켓 제어가 되지 않아 우주궤도에 올리는 데는 실패했다.
소련 붕괴 이후 한동안 소강상태를 보였던 우주전쟁 대비 경쟁이 다시 치열해진 것은 2000년대 들어서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집권한 뒤 러시아는 유가 상승으로 경제가 좋아지자 2001년 우주군을 재창설했고 2011년에는 우주항공방위군으로 개편했다.
방위군은 군사용 우주선뿐 아니라 러시아판 자동항법장치(GPS)인 ‘글로나스’도 관장하고 있다. 미국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 ‘별들의 전쟁’에 가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18일 우주군을 분리해 육군·해군·공군·해안경비대·해병대에 이어 제6군으로 독립시키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각 군에 흩어져 있는 요원들을 우주사령부로 모아 2020년 우주군을 창설할 계획이다.
2000년대 들어 우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중국도 우주정거장을 독자적으로 건설하는 등 군사 프로그램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도 스타워즈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은 2022년을 목표로 우주부대 창설에 나섰다.
우주부대는 우주에서 ‘새로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우주상황 감시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바야흐로 우주전쟁 대비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한국은 과연 언제쯤 좁은 국내 울타리를 벗어나 시야를 우주로 돌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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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수 서울경제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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