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바쁜 청춘들이 사랑하는 간식이자 요깃거리로 참 알맞는 단어이다. 하지만 이것이 어느 청춘의 유품이라고 하는 순간 우리는 금방 가슴을 쓸어내리는 아픔을 느끼게 된다. 얼마 전 화력발전소에서 임시직으로 일하던 25세의 꽃다운 나이의 청년이 사고사로 컨베이어 벨트에서 작업 중 숨졌다는 소식을 친정엄마와 통화 중 전해 듣고 한동안 가슴이 먹먹했다. 적지 않은 나이에 편히 살아가는 엄마 자신이 죄스럽다는 말에 나도 나만을 위해 잘 먹고 잘 살아가는 내 모습에 큰 자책감이 느껴졌다.
세월호 사건 이후, 우리는 사고 뉴스에 대한 감정적 역치(閾値)가 높아져서인지 웬만한 사고 소식에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만큼 둔감해졌다. 고장난 손전등이 사고원인이라고 하니 참 어처구니가 없다. 누군가는 당대는 물론 다음 세대에까지 쓰지도 못할 엄청난 부를 유산으로 남기는가 하면 누구는 하루하루의 생존을 경험하며 사회에 큰 아픔을 던져 주고 떠난다.
사회 건강함의 척도는 부의 선순환을 기초로 한 유기적인 공조체제가 아닌가 싶다. 언젠가 OECD 국가 중 GDP대비 31.3%라는 가장 큰 사회복지 예산을 가진 프랑스의 정책관계자를 기자가 인터뷰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부족한 예산에도 우선적으로 복지예산을 가장 많이 할당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관계자는 복지예산이 적어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빈부의 격차가 극심할 경우 나타나는 사회의 위험성과 극단적인 사건 처리 비용보다는 복지예산 비용이 더 적게 든다고 설명했다.
물론 정부가 개입해서라도 빈부격차가 줄어들면 사회의 건강성뿐만 아니라 사회저변 소외계층에 대한 구제와 배려로 인해 더욱 살 만한 사회가 된다고 생각한다. 국가별 복지예산 비율을 기준으로 할 때 프랑스에 이어 2위는 미국(28.8%)이고 한국은 멕시코, 터키에 이어 제일 꼴찌에서 3번째로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연말 여기저기 자선행렬이 넘쳐나는-심지어 계산대 단말기에서도 기부를 요청하는-미국의 모습을 보면 정말 기본적인 도덕성과 휴머니즘이 잘 배어 있는 건강한 사회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의 고국 한국도 초고층 빌딩과 아파트 숲에 가려진 그늘에 존재하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와 사랑이 절실히 필요하고 이들을 소외시키기보다는 인간애로 품어줄 때 마음이 부자인 복지국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
김영미(월넛크릭한국학교 교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