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자기와 맞는 사람과 잘 맞지 않는 사람이 있는 것을 믿었다. 사람을 만날 때 첫인상으로 느끼는 호감과 불호감 같은 감정들을 나와 내 친구들은 ‘케미스트리’ (chemistry)라고 말한다. 몇 번 만나지 않아도 마치 오래 알던 사이처럼 친근하게 지낼 수 있는 사람과는 ‘케미스트리’가 좋다고 말하고, 자주 만나더라도 마음속에 있는 깊은 얘기를 털어놓지 못한 채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는 사이를 ‘케미스트리’가 좋지 않다고 표현한다. 물론 ‘케미스트리’가 나쁘다고 생각했어도 가까이 둔 사람들도 몇 있다. 하지만 확실히 난 ‘케미스트리’가 좋은 사람을 만났을 때 금방 친해지고 가식 없는 모습을 마음대로 펼쳐 놓을 수 있어 편하다.
난 지금 대학교 졸업반, 곧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상사와 동료들과 함께 아울러 지내야 하기 때문에 나의 사교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한다. 지금까지 나는 나와 ‘케미스트리’가 좋다고 생각드는 사람들과 지냈다. 딱히 나와 맞지도 않는, 만나면 어색한 사람과 감정소비를 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내가 만날 때 조금이라도 불편할 것 같은 사람과는 거리를 두었다. 항상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어울리다 보니 한번도 크게 다투거나 갈등이 일어난 적이 없었던 나는 내 인간관계에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친구들의 사회생활 경험담들을 들어보니 나의 이런 생각이 어리석은지 깨달았다.
이제 25살이 된 친구들은 사회에 나가서 가장 힘든 점 중 하나를 사람들과의 관계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상사들의 어이없는 요구사항, 먼저 온 인턴 또는 직장동료들의 텃세부터 자신의 장래희망까지 비관하는 원장님 얘기들은 그들에게 다양한 걱정거리였다. 그런 경험들을 털어놓으며 나한테 대학생활에서부터 다양한 사람을 만나서 여러 가지의 상황들을 겪어보라고 조언했다. 막상 현실 세계에 마주하면 나와 ‘케미스트리’가 맞는 사람은 드물단다. 오히려 나와는 정반대인 성격의 사람들이 많고 그런 사람들과도 잘 어울리고 협동하며 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평소와 달리 진지한 친구들의 모습은 내 고집을 꺾을 시기가 왔음을 알려줬다. 힘들겠지만 앞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난 나의 인간관계를 ‘케미스트리’란 틀 안에 가두지 않기로 다짐했다.
<메이 최(UC버클리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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