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회장 선거가 한인회장 선거처럼 한인커뮤니티의 주목을 받았다. 선거권자 자격규정을 놓고 시끄러웠던 산타클라라노인회장 선거가 19일 3표차로 당락이 갈리면서 마무리됐다. 선거결과를 놓고 이견을 보일 수 있지만 이 모든 과정이 언론보도를 거쳐 공개적으로 진행됐다는 점은 높이 살 만한 일이다.
언론에 선거공고부터 후보등록(12월 14일), 선거일 변경(1월 4일), 한경림 회장의 선관위 해체 요구 기자회견(1월 10일), 후보 소견발표회(1월 14일), 투표(1월 19일) 등 선거과정이 커뮤니티에 공개된 것은 절차적 하자가 없다는 뜻이다.
집행부의 반박이 있기는 했지만 KACF-SF 지원금이 줄어든 내막도 일부 알려졌다. 수면으로 드러나지 않거나 공표되지 않는 일들은 소수의 담합, 독단적 운영으로 빠질 우려가 있다. 언론을 통해 자연스레 형성되는 여론은 여러 필터링 작업을 거치기에 자성과 타협점을 찾을 수 있는 변화의 길이 모색되기 때문이다.
반면 지난 12월 15일 실시한 상항한미노인회장 선거는 언론에 선거공고도 나지 않은 채 치러졌다.
박병호 후보는 선거인 명부 열람을 요청했으나 선관위원장이 계속 거부했으며 투표 이틀전에 성명만 기재한 217명의 선거인 명부를 강당벽에 게재하고 후보에게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난달 31일 보도자료를 통해 주장했다.
선관위가 투표권자의 자격심사도 하지 않고 투표를 강행한 것은 선거법 위반이라 호소한 박 후보의 주장은 조용히 묵살당했다. 그러나 집행부와 선관위는 별문제없이 선거가 잘 끝났다는 입장이다.
2013년 김동수 회장의 7만여달러 공금횡령으로 혼란에 빠졌던 상항한미노인회는 그뒤로도 회장 선거때마다 후보자격 논란, 도를 넘은 상대후보 비방, 투표 당일 선관위원들끼리 격한 실랑이 등을 벌여왔다.
김동수 회장 재임시 3년간 7만여달러를 무단인출한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 이사회의 허술했던 재정관리를 한인커뮤니티는 기억하고 있다.
투표 당일에도 일부 상항한미노인회원들은 “싸우는 모습을 취재하지 말고 좋은 모습만 보도하라” “푸드뱅크에 참여하는 중국인들이 투표하는 것이 왜 문제가 되느냐”면서 언론을 통제하고 나섰다.
한편 윤석호 전 회장 독단으로 2만7,000달러를 대출받으면서 부실재정, 자금유용, 횡령 사태에 휩싸였던 EB노인회는 2008년부터 김옥련 회장이 10년째 회장직을 맡고 있다.
주류사회 펀드를 끌어오는 탁월한 리더십으로 평온하게 노인회가 운영되고 있다. 김옥련 회장이 지난 10년간 추대 형식으로 5번 연임하자 일부 논란이 있어 정관에 근거한 선거를 지난해 5월 실시했지만 김 회장이 무투표 당선됐다. 김옥련 회장만 입후보했기 때문이다.
여타 노인회는 잘하든 못하든 리더십이 교체됐지만 EB노인회는 포스트 김옥련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김 회장 체제가 길어질수록 누구도 김 회장을 대신할 수 없다는 회원들의 의존성이 더 높아진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어르신 공경의 마음으로 각 노인회를 후원하는 한인커뮤니티의 손길이 부끄럽지 않도록 노인회가 먼저 언론의 감시 견제 역할을 받아들이면서 공개적인 절차 등을 준수하는 동포사회 귀감단체로 우뚝 서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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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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