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조선 고전속 농식품 수출 급증, 딸기·인삼·배 등 성장세 UP, 정부도 지원
▶ 일본에 이어 베트남·태국 수출물량 증가

농산물 수출업체 엘림무역이 홍콩,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현지 시장에서‘Berry Licious’란 브랜드로 판매하고 있는 한국산 딸기 사진. <엘림무역 제공>
전국 100여개 딸기농가가 재배한 딸기를 포장해 해외에 수출하는 오승진(51) 엘림무역 대표는 올해 계약 물량 확대를 검토 중이다. 지난해 홍콩,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로 수출한 딸기(약 45억원 규모)가 전년보다 30% 늘어난데다, 올해도 전망이 밝기 때문이다. 오 대표가 처음 동남아 시장에 도전한 건 지난 2003년. 무더운 날씨에 운송 과정에서 딸기가 물러지며 첫해 수출액은 수십만원에 그쳤다. 그는 시행착오 끝에 과육이 단단하고 단맛이 좋은 ‘매향’ 딸기를 전략품종으로 택해 반전에 성공했다.
‘가성비’로 무장한 국내산 딸기는, 싸지만 당도가 낮은 미국산 딸기와 품질은 좋아도 고가인 일본산이 양분했던 현지 시장을 잠식해 들어갔다. 오 대표는 “케이팝 등 한류 열풍도 수출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자동차·조선 등 주력 수출 산업의 고전 속에 농식품이 한국 수출의 ‘효자’로 떠올랐다.
특히 딸기, 파프리카 등은 빠르게 해외 영토를 넓혀가는 중이다. 정부도 이런 흐름에 맞춰 수출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효자로 떠오른 농식품 수출
25일 한국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농식품 수출은 전년보다 약 1.5% 늘어난 69억3,000만달러였다. 이는 2015년 이후 3년 연속 증가한 역대 최대치다. 올해 1월 수출액(5억7,600만달러)도 작년보다 5.9% 늘며, 역대 1월 기준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농가소득과 직결되는 신선농산물이 수출을 견인하고 있다. 지난해 신선농산물 수출액(12억8,000만달러)은 16.6% 늘며 최고치를 기록했다. 파프리카 수출액(9,200만 달러)은 3.1% 늘며 1억달러에 육박했다. 2008년과 비교하면 10년 새 70%나 급증했다.
1995년 파프리카를 한국 최초로 재배한 조기심(59) 농산무역 대표는 “일본 시장의 75%가 한국산”이라며 “운송에만 2주가 걸리는 뉴질랜드산에 비해 국내산은 재배 후 3~4일이면 일본 소매점에서 진열돼 신선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밖에 인삼(18.5%), 배(21.3%), 딸기(9.2%) 등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김민욱 농식품부 수출진흥과장은 “해외에서 통할 정도로 우리 농산물의 경쟁력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수출지역도 다양해지고 있다. 베트남·태국 등 동남아 수출은 18.9% 늘어난 13억달러로, 최대 수출처인 일본(13억2,300만달러)에 육박했다.
작년 6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K-푸드페어’(국내 수출업체와 현지 바이어 연결)에는 20만명의 인파가 몰리며 일대 교통이 마비되기도 했다. 당시 현장에선 111만달러 상당의 수출계약이 체결됐다.
■한국정부도 수출 지원 박차
농식품부는 올해 ‘77억 달러’를 목표로 수출 지원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먼저 버섯·파프리카·딸기 품목에 결성돼 있는 ‘수출통합조직’을 배·토마토·포도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이는 한국 업체간 출혈 경쟁을 막기 위해 수출창구를 단일화한 것으로, 공동 마케팅ㆍ품질관리, 연구ㆍ개발(R&D) 등을 진행한다.
가령 내수침체 등으로 농가들이 ‘설향’(당도가 높고 크기가 크지만 잘 물러져 내수용으로 쓰임) 딸기를 동남아에 저가로 밀어내면 국내 업체간 출혈경쟁이 벌어져 결국 국내산 딸기의 수출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는데, 이를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조 대표는 “파프리카 농가는 ‘코리안 파프리카’란 조직을 설립, 가격ㆍ품질 등을 제어한다”며 “농산물은 5%만 더 나와도 가격이 폭락해 전체 생산량, 가격 등을 조정하는 기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 농식품부는 세계경기 둔화 등 어려운 수출여건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1분기(1~3월) 중 해외 판촉지원 등 관련 예산 약 441억원을 조기 집행하기로 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336억원)보다 약 31% 늘어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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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박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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