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어느 인터넷신문 기사제목이 머리에 떠오른다. “개무시...” 이런 거였다. 기사의 내용을 좀 더 확대하면 몇 년 전 지어진 대한민국 4대강 보 가 기대했던 바와는 달리 도움보다는 오히려 해가되는 그런 흉물로 둔갑한 만큼 일부 보를 없애겠다는 정부방침을 발표하는 기사였다.
그런데 문제는 해당지역에는 사활이 담긴 이렇게 중요한 결정을 그 동내 터줏대감들한테는 단한번의 상의도 없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는 거다. 그러니까 한쪽은 개무시를 한거고 한쪽은 개무시를 당했다는 거다. 한마디로 갑질이 있고 을이 있는 거다.
여기서 갑은 정부고 을은 물에 매달리는 농부들이다. 그러나 여기 초점은 갑도 아니고 을도 아니고 보도 아니다. 그냥 “개” 다. 개무시라하면 모르면 몰라도 어떤 일에 무시를 아주 엄청나게 당했다는 표현을 강하게 한 것 같은데 왜 하필이면 개라는 수식어가 거기에 붙느냐하는거다.
그러고 보니 개는 참 안됐다. 그들딴에는 인간과 가장 친하다고 생각하고 있을텐데 우리는 그들을 그냥 개취급 하는 것 같다. 못돼먹은 인간이 있으면 개만도 못한 놈이라 하고 누군가가 아주 미워서 지독한 욕을 하다보면 개새끼라고 한다.
그뿐인가 형편없는 사람을 일컬어 개차반이라고도한다. 맛없고 볼품없는 밥을 개밥이라고도 하고 싫고 더러운 건 개똥이라고한다. 그나마 조금 봐준다고하는 표현으로는 개 팔자가 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생각해보면 별로다. 무기력하고 게으르고 타성에 빠져 할 일을 미루는 그런 사람들을 일컬어 하는 표현이니 말이다.
언어는 문화이자 그 나라 역사인데 우리나라 역사에서는 아마도 개와 그다지 좋은 인연이 없었나보다. 행실이 나쁜 사람들을 개들과 연관시키기도 하는걸 보면 무언가 분명히 있기는 있다. 영어도 그렇다. Dog 라는 말이 항상 아름답게 쓰여지는건 아니다. 우선 새끼를 배어 새끼를 낳는 엄마 dog를 영어로 bitch라 부르는걸 보면 무언가 짐작할 수가 있겠다.
보자, 여기 이 신문이 배달되는 27일 아침이면 하노이 시간으로는 같은 날 밤이다. 여기 시간 아침 8시면 거기 시간은 밤 11시다. 밤11시라면 아마 그날의 일과는 끝났을 때이고 트럼프와 김정은의 양자회담의 진행사항이 어느 정도 윤곽을 보여졌을 때가 아닐까 한다.
양자 Sonologue (강자 약자간의 포커 게임) 가 개판이 되어 누군가가 개무시를 하고 누군가는 개무시를 당하여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후라 그야말로 분위기는 썰렁썰렁 난장판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보다는 모두가 바라는, 양자회담이 너무나 순조롭게 진행되어 트럼프 대통령이 흠뻑 기분이 좋은 김에 난생 처음으로 술 한 잔하고 깊은 잠에 푸욱 들어간 후가 되기도 하였겠다.
그런데 양자회담에 앞서 양국이 포커테이블에 올려놓는 칩은 무얼까? 한번 적어보자. 북한이 원하는 건 첫째로 종전선언, 그래서 한반도에서 미군철수. 다음으로 경제압박에서 해방, 그래서 많은 달러를 구경하는 것. 이쯤 되면 - 여기서부터는 속으로만, ‘남조선 빨갛게 물들이는 건 시간문제라요.’ 라고 희소를 가질거다.
미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여기서 스톱! 북한으로서는 절대로 내놓을 수 없는 카드라고 미국의 정보기관 수뇌들이 하는 말이다. 더구나 북한은 이미 자신들이 핵국가라고 선언한바가 있으며 북한의 입장에서는 핵이라는 카드가 결국 죽느냐 사느냐의 유일한 카드인데 여간해서는 그건 아니올시다라는게 많은 전문가들의 견해다. 그래서 약간의 융통성 어쩌고 하는말이 워싱톤 정가를 솔솔 오가고 한다는데...
그렇다면 ---
회담의 결과는 보지 않아도 보이는 것 같은데. 더구나 대한민국은? 당사자 국가 중 하나인데 회담에는 끼지도 못하고 적선 냄비나 바라보는 신세일테고...?
이 많은 대답이 2월 27일 쯤이면 대략 알게 될 거다. 그리고 많은 독자들이 이글을 보면서 ‘뭘 안다고 개소리야’ 하는 비난을 제발 받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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