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마다 주차장 부족해 학생들 ‘주차전쟁’

칼스테이트 LA 주차장에서 학생들이 빈자리를 찾느라 주차장 안을 돌고 또 돌고 있다. 수업에 들어가기 전에 한바탕 주차 전쟁을 치르는 것이 많은 대학에서 학생들의 일상이 되었다. [Patrick T. Fallon - LA타임스]

칼스테이트 LA의 한 학생이 증축 중인 주차용 건물 계단을 내려가고 있다. 지난 2018년 3월 시작된 이 공사가 끝나면 총 2,200개의 주차공간이 확보된다.
칼스테이트 LA 학생인 아나히 올리드는 4년 전만 해도 아들을 데이케어 센터에 데려다 주고 나면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몇 시간 집에 있다가 수업시간에 맞춰 10분 운전해서 등교하면 되었다.
아동발달 전공인 22살의 엄마 올리드에게 그런 시절은 지났다.
자동차들이 해일 밀어닥치듯 밀려들기 전에 주차 공간 하나를 차지하려면 이제 5살이 된 아들을 아침 8시 직전 데이케어에 데려다 주고 바로 학교로 간다. 첫 수업은 오후 1시에나 시작하지만 차를 주차하려면 어쩔 도리가 없다. “처음 학교에 다니기 시작했을 때만해도 이렇게까지 나쁘지는 않았어요. 물론 자리는 다 찼지요. 하지만 몇 번 돌다 보면 빈자리를 찾을 수가 있었어요. 이제는 정말이지 지긋지긋합니다.”
칼스테이트 LA에서 학교 주차장들은 보통 정오면 완전히 다 차버린다. 수업을 들으러 가려면 먼저 주차 전쟁을 겪어야 하는 것이 학생들의 일상이다. 학생들은 소셜미디어에 분통을 터트릴 뿐 다른 방법이 없다.
대학당국은 현재 건축 프로젝트를 진행하느라 두 개의 대형 주차장을 부분적으로 폐쇄한 상태이다. 그 결과 지난 1년 동안 1,200개의 주차공간이 잠정 사라진 상태라고 대학의 로버트 로페즈 대변인은 말한다.
주차 전쟁은 결코 이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다. 주로 대도시에 위치한 여러 칼스테이트 캠퍼스들 그리고 UC 캠퍼스들이 같은 문제를 겪고 있다.
칼스테이트 롱비치의 경우 가을학기 시작한 후 첫 8주간이 특히 복잡하다. 지난 가을 대학 측은 문제의 8주 동안 캠퍼스 인근지역에 주차장 하나를 임차하고 캠퍼스까지 왕복 셔틀을 운행했다. 주차장 문제는 끊임없이 이슈가 되고 있다고 대학 대변인인 앤드류 에드워즈는 말한다.
칼스테이트 노스리지의 경우 대략 1만3,000개의 주차공간을 가지고 있지만 학생이 4만명에 교직원이 4,000명을 넘는다. 그러니 주차 전쟁이 덜 심하게 하려면 상당히 창의적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시행하고 있는 것이 앱이다. 각 주차장에 빈자리가 얼마나 있는지 관련 정보를 앱으로 전달함으로써 학생들이 주차공간을 찾아 돌고 또 도는 시간 낭비를 줄이게 하고 있다.
주차 문제 해결을 각 대학들은 각종 전략들을 동원하고 있다. 예를 들면 대중교통 이용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카풀을 장려하는 등이다. 대학으로서는 환경 친화적 행동을 격려하는 한편으로 주차공간을 충분히 제공하는 두 가지 정책을 줄타기하는 셈이다.
학교 측은 학생들이 등교하면서 너무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학생들이 주차 문제로 심리적 대가를 치르다보면 학업을 계속 하겠다는 의지가 흔들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학생들에게 자동차를 포기하게 만들기는 어렵다고 학교 당국자는 말한다.
“우리 미국인들은 목적지인 빌딩이 보이는 범위 내에 주차를 하려 합니다. 하지만 이제 그런 주차 습관은 돈이 들고 비현실적일 뿐 아니라 더 이상 유지될 수가 없습니다.”
어디든 원하는 데 차를 세울 수 있다는 생각이 너무 깊이 박혀있고 거기에 너무 길이 들어 있다 보니 자연환경에 피해가 생겨도 막무가내라는 것이다.
한편 많은 학생들은 대학당국이 주자공간에 비해 턱없이 많은 주차 퍼밋을 팔고 있다고 소셜미디어에서 불만을 터트린다.
그러나 칼스테이트 LA의 로페즈 대변인은 주차 공간에 비해 퍼밋을 더 많이 파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한다. 모든 학생들이 한꺼번에 주차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학기 칼스테이트 LA는 9,184개의 퍼밋을 학생들과 교직원들에게 팔았다. 주차 공간은 총 6,460개이다.
칼스테이트 롱비치는 매년 2만2,000개 가량의 주차 퍼밋을 판매한다. 교내 주차 공간은 총 1만4,000개이다.
로페즈 대변인은 주차 문제가 일시적이란 점을 강조한다. 오는 가을이면 대학당국은 지난 2018년 3월 폐쇄하고 확장 공사 중인 주차용 건물을 다시 개방할 계획이다. 총 2,200개의 주차공간으로 이전보다 주차공간 1,020개가 늘었다.
지난 12월 폐쇄한 또 다른 주차장은 8층짜리 학생 기숙사로 건축될 계획이다. 등록 학생수가 지난 2012년 이후 25% 가량 늘어난데 따른 조치이다. 오는 2021년 봄 개방될 예정인 기숙사가 완공되면 신입생과 2학년생 1,500명을 추가로 입주하게 할 수 있다.
그렇게 되기까지 칼스테이트 LA의 일부 학생들과 교직원들은 대학 캠퍼스 주차장에는 얼씬도 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22세의 지아 폴란코는 학기당 200달러에 달하는 학생주차 퍼밋을 사지 않고 캠퍼스 근처 주택가에 가서 공짜 주차를 한다.
하지만 이런 학생들이 많다보니 동네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인근 주민들은 지난 8월 시정부에 일부 도로변 주차제한 청원을 해서 승인을 받았다.
주차용 건물을 새로 짓고 있는 칼스테이트 LA나 노스리지와 달리 롱비치 캠퍼스는 주차공간을 늘릴 계획이 현재로서 없다. 주차 차량 수를 늘리는 것은 대학의 탄소 배출 억제목표에도 어긋날 뿐 아니라 확장 공사비용이 많이 들어 학생들의 부담을 가중시킬 뿐이라는 것이다. 주차 퍼밋 비용은 140달러에서 내년이면 165달러로 오른다.
칼스테이트 LA는 주차용 건물 증축을 진행하는 한편 캠퍼스 인근에 주차장을 새로 마련했다. 500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으로 캠퍼스와 주차장 사이를 셔틀이 계속 왕래한다. 아울러 기존 공간에 보다 많은 차량을 주차하기 위해 대학 측은 각 주차장에서 무료 발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학생들의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하기 위해 메트로와 메트로링크 할인 승차권을 홍보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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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타임스 - 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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