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위염이 있는 환자들 중에는 미리 스스로 증상을 느끼는 사람도 있고, 검사 후에야 발견하게 되는 사람도 있다. 한국인의 식단이 특별히 만성 위염을 더 초래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한국음식 뿐 아니라 일반적으로 자극적인 음식이 넘쳐나는 풍요로움 속에서 개개인이 식단을 제어하지 않으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만성 위염에 시달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평소 건강하던 환자가 속이 안 좋아서 병원에 갔을 때, 또는 입원을 했을 때 가장 흔히 처방받게 되는 것이 우리가 보통 제산제라고 부르는 양성자 펌프 억제제(PPI)이다. 산성을 만들어내는 원자인 H+가 화학적으로 봤을 때 양성자이고, 이 약이 양성자의 배출을 억제하는 기능을 수행한다는 의미에서 나온 단어이다. 이 약들은 대부분 처방으로 받지만 코스트코나 월그린에서 낮은 용량을 처방없이 그냥 살 수도 있다.
입원을 해서 삽관치료, 인공호흡기, 외상외과치료 등을 받을 때, 그 스트레스 때문에 위궤양 발생률이 상승한다.
이에 따른 위장관 출혈을 방지하기 위해서 PPI가 처방된다. 또한, 만성위염, 역류성식도염, 십이지장 궤양 등에도 처방하여 꽤 효과를 볼 수 있는 약이다.
한국인에는 비교적 덜하지만 미국인에게 흔한 질환 중에 바렛식도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위역류로 올라오는 산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식도가 변형되어서 생긴다. 바렛식도가 생기면 선암이 생길 확률이 증가하기 때문에, 미국인들 중에는 비교적 식도암과 선암이 많은데, 미국내 한국인들도 바렛식도의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바렛식도가 암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아주는 것도 역시 PPI이다.
이런 여러 이유 때문에 PPI 과다남용이 시작되었다. 이에 대응하여, PPI가 무해할 것이라는 기대를 뒤집는 논문들이 속속 보고되기 시작했다. 몇 년 전에 PPI 복용환자에서 발생하는 박테리아성 대장염을 시작으로, 골다공증, 위장관 흡수장애, 신장기능 악화, 폐렴, 치매가 PPI 복용과 약간의 관련성이 있을 수 있다는 등등의 논문들 말이다.
이것을 하나씩 살펴보면, 그 관계가 미미한 것도 있고, 폐렴이나 골다공증의 경우 1.3배에서 1.5배 증가라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한 논문도 있다. 이러한 통계를 염두에 두고 판단을 하여, 특정 약이 필요없는 환자에게는 그 약을 중지하도록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그 환자의 주치의이다. 주치의가 그런 얘기를 해주지 않으면 환자는 필요없는 줄 모르고 계속 먹게 되지 않겠는가.
나의 환자들의 경우, 6개월 이상 PPI를 꾸준히 복용했고 더이상 복용할 이유가 없다면, 일주일에 절반을 줄이는 식으로 서서히 중단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문의 (213)487-4141 김민성 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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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 / 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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