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팀이 끌려가고 있는 기분이었다. 안간힘을 쓰며 잡아당겼다. 있는 힘을 다하여 끌고 있던 손이 미끄러졌다. 몸은 밸런스를 잃으며 뒤로 나가 뒹굴었다. 그제서야 몇주 전 전문의와 상담에서 들은 말이 떠올랐다. 무척 나쁘게 나온 나의 골밀도 수치를 본 의사는 시간이 지나면 등이 구부러질 수도 있고, 넘어지면 부러진 엉치뼈 감염으로 인해 죽는 사례도 있다고 주의를 주었다.
그런데도 그 경고를 잊고 왜 줄다리기에 나섰을까 싶었다. 아마도 위험한 운동이라는 걸 몰랐던 것 같다. 2박 3일 교회 수양회로 해머 캠프장에 왔기에 운동경기에 참여하며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은 마음이 앞섰던 같다. 머리가 지끈거리며 눈앞의 시야가 흐려졌다. 까마득히 내 몸상태를 잊어버리고 있다 넘어졌기에 이미 뼈가 부스러진 게 아닌가 불안함이 엄습해왔다. “주님 도와주세요” 기도했더니 조금 후 자리에서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그리고 걸을 수 있었다. “주님 감사합니다.” 제일 먼저 내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의사가 추천한 골다공증 치료제 포테오(Forteo)를 다시 고려해보기로 했다. 내 보험에서는 커버되지 않는 약이었다. 의사 말대로 2년을 복용하면 10만달러가 들어가는 셈이다. 젊었을 때 사고 싶은 것, 여행가고 싶은 것 참으며 절약해 모은 돈을 나이 들어 약값으로 다 없애겠구나 생각하니 허무했다. 그 약의 부작용을 읽어보니 신장 결석이 있었던 사람은 주의를 요했다. 나는 2번이나 신장 결석으로 고생해서 수술까지 받은 적이 있다. 의사에게 포테오 대신 보험이 커버되는 포사맥스(Fosamax)를 먼저 복용해보고 싶다고 했다. 물론 이 약도 여러가지 부작용이 있다.
약 복용보다 더 중요한 건 삶의 방식을 변화시키는 거다. 녹색 채소와 멸치를 즐겨 먹고, 꾸준히 운동하면서 뼈를 튼튼하게 만들어야 한다. 나이가 들어가면 다들 뼈가 약해진다. 나이가 드는 건 우리가 바꿀 수 없다. 바꿀 수 있는 건 자신의 마음과 행동뿐이다.
인터넷에서 줄다리기하다 팔이나 손가락을 잃어버렸다는 기사를 읽었다. 난 단지 줄다리기하다가 머리만 땅에 부딪히며 뇌진탕을 일으켰을 뿐이다. 뼈가 부서지지 않아 휠체어 도움없이 걸을 수 있어 기뻤다. 문득 “네 자신을 알라”는 소크라테스의 명언이 떠오른다. 마음과 정신뿐 아니라 육신도 되돌아보며 내가 나이가 들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고 이 지구상에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건강하고 항상 감사하며 살고 싶다.
<
김명수(버클리문학회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