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BC 헤리티지서 8년 만에 우승 경쟁 나서며 저력 입증
▶ PGA투어에서만 20년차… 이번주 취리히 클래식에 출전

최경주가 RBC 헤리티지 마지막 홀에서 퍼팅이 빗나가자 아쉬운 제스처를 보이고 있다. [AP]
‘코리안 탱크’ 최경주의 투혼이 무섭다. PGA투어 무대에서 13개월 만에 처음으로 탑10에 입상한 것은 물론 거의 8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 경쟁력까지 선보이는 등 저력을 입증했다.
최경주는 지난 21일 끝난 RBC 헤리티지(총상금 690만달러) 대회에서 공동 10위를 차지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힐튼헤드의 하버타운 골프링크스(파71)에서 열린 마지막 라운드를 1오버파 72타로 마친 그는 최종합계 7언더파 277타로 공동 10위에 올라 13개월 만에 탑10에 진입했다.
PGA투어 한국인 1호 챔피언 최경주는 지금까지 투어에서 통산 8승을 거둔 한국 남자골프의 개척자이자 대들보다. 지난 2011년 ‘제5의 메이저’인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제패 이후 ‘우승 시계’는 멈춰 있어도 열정만은 멈춰서지 않았다. 호적상 1970년생으로 다음 달에 만 49세가 되지만 실제 출생연도는 1968년인 그는 실제로 시니어투어에서 뛰어야 할 만 50세를 넘겼지만 나이에 관계없이 끝없는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0kg이 넘게 체중을 줄이고 재정비를 했다. 2016년 리우 대회에 이어 내년 도쿄 올림픽에서도 국가대표 남자골프 감독을 맡고 올해 미국팀과의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에 세계연합팀 부단장으로 선임됐으나 ‘현역’이라는 직함에 대한 애착이 가장 크다.
최경주의 PGA투어 20년차인 이번 시즌 출발은 좋지 않았다. 출전한 첫 3개 대회에서 연달아 컷오프 됐다. 지난 8일 끝난 텍사스 오픈에서 공동 69위로 처음 4라운드를 완주한 그는 이번 대회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이며 부활의 신호탄을 쏴 올렸다.
특히 이번 대회의 선전은 정상급 선수들과의 경쟁 속에 얻은 성과라는 점이 고무적이다. 이번 RBC 헤리티지에는 세계 1위 더스틴 잔슨(미국)을 포함해 세계랭킹 팁10 선수 5명 등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출전했다. 최경주가 마지막으로 탑10(공동 5위)에 올랐던 지난해 3월 코랄레스 푼타카나 챔피언십은 세계 60강만 출전한 매치플레이 대회와 같은 기간에 열려 경쟁의 수준이 이번과 전혀 달랐다.
사실 이날 거둔 공동 10위라는 성적에도 오히려 아쉬움이 남았다. 더 좋은 결과도 충분히 가능했었기 때문이다.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5위로 최종라운드에 나선 최경주는 5번홀까지 2타를 줄여 한때 공동선두에 오르며 통산 9번째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렸다. 7, 8번홀에서 연속 보기를 적어내며 주춤한 그는 11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다시 희망을 살려냈으나 선두를 2타 차로 추격한 15번홀에서 7피트 짜리 버디 퍼트가 살짝 빗나가면서 힘이 빠졌다. 결국 마지막 두 홀에서 보기를 범하면서 우승을 차지한 C.T. 판(28·판정쭝·대만·12언더파)과 5타 차까지 벌어졌지만 중반에 조금만 운이 따랐어도 충분히 우승에 도전할 만한 모습이었다.
최경주는 이번 주에 벌어지는 취리히 뉴올리언스 클래식엔 데이빗 링머스(31)와 팀을 이뤄 출전한다. 이번 대회는 지난해부터 2인1조의 팀 대회로 변경됐는데 1, 3라운드는 포볼(베스트볼), 2, 4라운드는 포섬(얼터네잇샷)으로 펼쳐진다. 최경주는 지난 2002년 당시 뉴올리언스 컴팩클래식이라는 이름으로 열린 이 대회에서 자신의 첫 PGA투어 우승을 따낸 바 있다.
최경주는 이번 대회 선전으로 아직도 PGA투어에서 경쟁력이 있음을 입증한 것은 물론 세계랭킹도 지난주 846위에서 무려 335계단이 오른 511위로 도약했다. 최경주의 개인 최고 세계랭킹은 11년전 2008년 3월의 5위다. 최경주의 끝없는 도전이 투어 20년차 시즌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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