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부터 두 나라 사이 문화의 벽을 넘듯 유월했다. 캘리포니아에서도 유독 독특함이 묻어 있는 베이지역은 한국인들의 왕래도 잦은 곳이다. 방학 후 새학기의 시작을 위해 탄 비행기의 옆좌석엔 이곳이 처음인 한국인 분이 타셨다. 따뜻한 도시라 가벼운 옷차림으로 왔다고 한 분에게 나는 이곳은 시도때도 없이 추적추적 비가 내려 기분을 울적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한국인들에겐 이 지역을 향한 즐거운 선입견이 있다. 아마 많은 여행자들이 오가는 매력적인 도시이기에 날씨도 화사한 분위기일 것이라 여긴 것 같다. 나는 벚꽃이 피는 계절에도 겉옷을 걸쳐 입어야 하고, 그러다가도 그 다음날엔 선해지는 날씨로 좋은 기분까지 우리에게 전해주어 종잡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살이 베이는 차가운 날씨에 따분한 기분이 더 울적해질 때도 있지만, 반전의 매력으로 따스한 날씨를 선사하는 이곳에는 따사로운 캘리포니아를 느낄 수 있는 나날들이 있고, 또 이곳이 좋고 나쁘고 할 것 없이 샌프란시스코가 주는 설렘이 있다고 말했다.
UC버클리의 학생들도 때로는 학점에 마음을 베이게 만드는 이 지역에 그럭저럭 적응 중이다. F를 맞는 것이, 전공을 이수하지 못해 전과하는 사람들이 평균이라는 사실 속에서도 그것 또한 이 학교만의 매력이려니 생각하며 다들 분주하게 살고 있다. 그 상처가 아물어 원동력을 주기 때문이다. 아 물론, 그 일련의 과정없이도 잘 해낼 수 있지만 세상의 경험을 만들어주는 학교에 이렇게 저렇게, 그리고 알맞게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 주변엔 동성연애를 지지하는 무지개 깃발이 곳곳에 펄럭인다. 성소수자를 옹호하는데 마뜩치 않아 하는 사람도 있지만 소수에게 관심과 권리를 허락하는 이곳의 ‘언론자유정신(Free Speech Movement)’을 마음에 품으며 살고 있다.
이 베이지역은 흥정도 에누리도 필요없다. 높은 가격에도 많은 사람들이 그 값어치에 값을 더하니까 말이다. 이런 샌프란시스코의 자유의 날들에 기대하며 사람들은 여전히 이곳에 마음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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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은씨는 UC버클리 학생으로 글쓰기를 좋아하며 카피라이터, 작가가 꿈이다. 여성의창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젊은이의 시선을 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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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은(UC버클리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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