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디힐 챔피언십서 통산 8승 김세영 인터뷰
▶ 데뷔 후 매년 우승… PO선‘불패행진’이어가, 공격 스윙 스타일 확신, 첫 메이저 우승도전

우승이 확정된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활짝 웃고 있는 김세영. [AP]
“미국 데뷔 5년 차가 되니까 확실히 투어 생활이 편안해졌는데 편안함이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아요. 그래서 더 골프에 ‘몰빵’(집중)하는 시즌을 보내고 있습니다.”
5일 LPGA투어 메디힐 챔피언십 우승 뒤 전화 인터뷰한 김세영(26)은 짜릿한 우승에 대한 얘기는 많이 하지 않았다. 머릿속은 더 완벽에 가까운 시즌을 만들 계획으로 가득 찬 것 같았다. 김세영은 “수월하게 우승까지 갔으면 좋았을 텐데 역시 골프는 쉽지 않다”고 운을 뗀 뒤 “시즌 3승과 메이저대회 첫 우승이 목표지만 욕심내지 않겠다. 이번 우승도 얼른 잊고 다시 시즌을 시작하겠다”고 했다.
김세영은 이날 샌프란시스코 인근 데일리시티의 레이크 머시드 골프클럽(파72)에서 끝난 대회에서 연장 끝에 우승했다. 3타 차 선두로 출발하고도 더블보기와 보기로 첫 두 홀에서 3타를 잃은 그는 8번홀에서 또 보기를 범했지만 더는 무너지지 않았다. 18번홀(파5) 버디로 끝끝내 연장까지 살아남았고 같은 홀에서 치러진 플레이오프 첫 홀에서 버디를 잡아 우승상금 27만달러를 움켜쥐었다.
김세영의 ‘연장 불패’ 신화는 이번에도 이어졌다. 그는 지난 2015년 2월 퓨어실크 대회에서 에리야 쭈타누깐(태국)과 유선영을 연장에서 눌렀고 그해 4월 롯데 챔피언십에서 박인비를 역시 연장에서 꺾었다. 2016년 6월에는 마이어 클래식 연장에서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를 제압했다. LPGA 투어 데뷔 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에 나선 이정은과 로는 김세영의 ‘빨간 바지 마법’을 넘지 못했다. 로는 6피트, 이정은은 5피트짜리 버디를 놓쳤고 언제나처럼 마지막 날 빨간 바지를 입고 나온 김세영의 연장 전적은 4전 전승이 됐다. 통산 8승 중 절반이 연장 우승인 것이다. 또 그녀는 지난해 7월 손베리크릭 클래식에서 31언더파로 투어 최다 언더파, 최소타 기록을 쓴 뒤 10개월 만에 다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2015년 데뷔 후 5년 연속으로 매 시즌 1승 이상씩을 챙기는 기록을 이어갔다.
특히 김세영은 4라운드 18번홀에 이어 같은 홀에서 펼쳐진 플레이오프에서 티샷과 세컨샷을 마치 판박이처럼 똑같은 위치에서 해 눈길을 끌었다. 대회 72번째 홀에서 199야드를 남기고 4번 아이언 샷으로 세컨샷을 한 김세영은 연장에서도 방금 전 자신이 낸 디보트 자국 바로 앞에서 샷을 했다. 심지어는 세컨샷이 떨어진 지점도 거의 같았고 두 번 다 버디를 이끌어냈다. 김세영이 얼마나 꾸준하고 안정된 샷을 하는 지를 보여준 장면이었다.
김세영은 이번 승리로 투어 통산 8승째를 기록했다. 역대 한국 선수 중 다승부문에서 김미현과 공동 5위가 됐다. 시즌 상금은 48만9,000달러, 통산 상금은 640만2,900달러(41위)다.
김세영은 지난해부터 허리 통증에 시달려왔다. 트레이드마크였던 공격적인 스타일 대신 정확성에 비중을 둔 스윙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따라온 부작용이었다. 김세영은 최근 다시 공격적인 스윙으로 바꿨고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의 스타일에 대한 확신을 되찾았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는 골프장 밖에서 여유를 찾는 데도 신경을 썼는데 올 시즌은 5년 차가 주는 편안함을 경계하면서 골프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오는 23일 퓨어실크 챔피언십까지 휴식기에도 오히려 훈련 강도를 높일 계획이다. 스윙 코치인 이경훈 프로가 미국으로 날아가 김세영의 훈련을 돕는다.
김세영은 아직 메이저대회 우승이 없다. 하지만 지난주 LA 오픈 준우승과 이번 우승으로 얻은 자신감으로 30일 개막할 US 여자오픈 제패에 도전한다. 그는 “시즌 첫 메이저(ANA인스퍼레이션)에 잔뜩 욕심을 냈다가 컷 탈락한 기억이 있기 때문에 마음을 비우고 도전하겠다”고 했다.
한편 김세영은 6일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지난주 15위보다 6계단 오른 9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10월 10위에 오른 이후 약 6개월 만에 다시 탑10에 복귀했다.
1위는 한 달째 고진영이 지켰고 이민지(호주), 박성현(26), 에리야 쭈타누깐(태국), 나사 하타오카(일본), 박인비가 탑6을 형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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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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