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뷔 시즌 첫 승을 최고 권위 메이저 타이틀로 장식
▶ 유소연 2타차 공동 2위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이정은(왼쪽)에게 2위를 차지한 유소연이 축하를 보내며 포옹하고 있다. [AP]
결국은 행크 헤이니의 ‘예언(?)’처럼 됐다.
타이거 우즈의 전 스윙코치로 유명한 유명 골프 인스트럭터 헤이니(63)는 지난주 자신의 시리우스XM 라디오쇼에서 제74회 US여자오픈 골프대회 개막을 앞두고 관련 질문이 나오자 “난 여자골프에 대해선 잘 모른다. 이름 아는 선수도 거의 없다”면서 “어차피 한국선수 중 한명이 우승할 것이다. 이씨 성을 가진 선수가 여섯 명은 된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여자선수들과 한국선수들에 대한 차별로 느낄 수 있는 이 발언이 나오자 곧바로 미셸 위가 트위터를 통해 그의 발언을 비판했고 우즈도 이에 동참하는 등 거센 비난의 목소리가 나왔고 헤이니는 바로 사과했으나 결국 그 라디오쇼에서 퇴출됐다.
그런데 결국은 그의 말처럼 이씨 성을 가진 한국선수가 US여자오픈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더구나 한국인 이씨 일뿐만 아니라 똑같은 이름의 선수가 많아 아예 이름 뒤에 같은 이름의 6번째 선수라는 의미로 ‘6’자가 따라붙는 ‘이정은6’가 그 주인공이 됐다. ‘6’ 때문에 ‘핫식스’라는 별명을 지닌 이정은6(23)은 자신의 이름처럼 6언더파를 치며 LPGA투어 첫 승을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따냈다.
이정은은 2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의 컨트리클럽 오브 찰스턴(파71·6,535야드)에서 열린 제74회 US여자오픈(총상금 55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3개를 묶어 1언더파 70타를 쳤다. 단독 6위로 4라운드를 출발한 이정은은 최종합계 6언더파 278타를 기록하며 공동 2위를 차지한 유소연(29), 에인절 인(미국), 렉시 탐슨(미국)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역전 우승을 거뒀다. 박성현과 이민지, 그리고 듀크대 1학년생 아마추어 지나 김(19)이 1언더파 283타로 공동 12위에 올랐고 박인비, 고진영, 김세영은 공동 16위(이븐파 284타)로 대회를 마쳤다.
지난해 퀄리파잉스쿨을 1위로 통과하고 올해 LPGA투어에 데뷔한 이정은이 9번째 출전한 대회에서 거둔 첫 우승이었다. US여자오픈은 올해부터 우승상금을 역대 최고인 100만달러로 올렸는데 이정은이 이 상금의 첫 주인이 됐다.
선두에 2타 뒤진 단독 6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이정은은 첫 홀 보기로 불안하게 출발했으나 이후 놀라운 집중력으로 어려운 코스를 언더파로 통과한 반면 대부분 우승경쟁자들은 오버파로 무너졌고 그 차이가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날 최종라운드에 나선 70명 가운데 언더파를 친 선수는 단 12명뿐이었다.
이정은은 이날 1번홀에서 보기를 적어냈으나 바로 2번홀에서 버디로 잃은 타수를 되찾았다. 이후 파 행진으로 전반을 마친 이정은은 후반에 본격적으로 버디 사냥에 나섰다.
우선 10번홀(파4)에선 세컨샷이 그린 뒤 러프로 굴러 내려가 위기를 맞았으나 칩샷이 깃대에 맞고 홀컵 바로 옆에 멈춰서 파 세이브에 성공했고 곧이어 가장 까다로운 11번홀(파3)에서 티샷이 벙커 턱 부위에 맞고 홀컵 7피트 옆으로 굴러오는 행운에 힘입어 버디를 잡아내며 본격적인 상승세를 탔다. 이어 12번홀(파4)에서 5피트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이정은은 15번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 기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우승의 순간이 다가오자 긴장한 그녀는 16번과 18번홀에서 5피트와 6피트짜리 파 퍼트를 놓쳐 보기를 범하고 남은 조들의 경기를 기다려야 했다. 1타차로 추격해온 전날 선두 셸린 부티에(프랑스)가 가장 큰 위협이었으나 부티에는 16번홀에서 4피트짜리 짧은 파 퍼트가 홀컵을 돌아 나오며 공동선두로 올라설 기회를 놓친 뒤 마지막 18번홀에서 더블보기로 무너져 이정은의 우승이 확정됐다.
이정은의 우승으로 한국선수들은 역대 10번째 US여자오픈 우승을 차지했다. 유일하게 2회 우승을 달성한 박인비까지 총 9명의 한국선수가 US오픈 정상에 올랐다.
또 이번 시즌엔 7승째를 합작했다. LA오픈에서 우승한 이민지(뉴질랜드)를 합치면 8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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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1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장하다. 이정은 선수. 여러가지 역경을 헤쳐 가면서 이룬 우승이라 더욱 값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