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1학년때 담임선생님은 세상에서 평범하게 사는 것이 제일 어렵고 힘든 일이라고 하셨다. 그때는 특별하게 사는 것이 최고로 행복한 일이라고만 생각했던 나에게 선생님이 한 그 말은 이해되지 않았다. 그러나 살다보니 그 말의 뜻을 내 스스로도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무난히 초중고를 거쳐 다른 사람들이 정해진 코스처럼 가는 대학교를 가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란 걸 느꼈다. 그렇게 남들이 다 가는 직장, 결혼, 그리고 아이를 잉태하는 모든 것들이 다 어려운 일이란 걸 체험적으로 알게 됐다. 그 안에는 치열한 경쟁과 인내,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무모한 선택과 예기치 못한 인생의 변수들이 놓여 있어 자칫하면 평범할 수 없게 되니까 말이다. 그렇게 너무나 당연한 결과를 얻기 위해 우리는 너무나 많은 시간을 흘려 보낸다. 보통의 존재에서 조금만 어긋나도 이상과 그 이하가 되기에 그 무난한 삶을 해내기 위해 우리는 무던히도 오늘 하루를 열심히 살아간다.
10년 전 담임선생님의 말이 내 뇌리에 박혀 대단한 영향을 끼친 것은 어찌 보면 살아가면서 유난히도 와닿는 말이라서 그런가 싶다. 그런 깨달음의 과정에서 나는 느꼈다. 제일 대단한 사람은 내일이 아닌 오늘을 묵묵히 살아가는 사람이란 것을. 그렇게 나는 보통의 하루를 살아가는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존경하게 되었다. 피와 땀을 흘려 나를 위해, 가정을 위해 그리고 나라를 위해 사는 그들의 삶은 결코 평범한 것이 아니었다. 그 안에서 특별한 일상들이 모이고 모여 평범한 삶을 살아내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게 사회는 보통의 존재들이 모여 특별한 일을 해내는 단체라고 여겨졌다.
살아가다 보니 나는 선생님의 평범한 말이 내포한 뜨거운 온도를 이제서야 측정할 수 있었다. 그녀는 아이들의 큰 꿈을 축소시킨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이뤄낼 모든 미래들을 소중히 여기라고 말했던 것이었다. 게다가 나는 선생님이 자신의 평범했던 오늘 하루에 자부심을 느끼며 살라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나는 시간이 흘러 어른으로 성장해 그런 평범을 이뤄낸 오늘의 우리들이 무척이나 자랑스럽고 뿌듯하다.
<김예은(UC버클리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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