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면세점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자연스레 백화점 방문까지 이어져
▶ 신세계 본점·현대 무역센터점 등 외국인 매출 최고 40% 가까이 ↑

신세계백화점 본점 전경. <사진=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본점 전경. <사진=롯데백화점>
18일 오후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4층. 중국 상하이에서 온 20대 여성 만원잉씨는 영캐주얼·스포츠 매장이 있는 이 곳에서 의류 매장을 둘러보고 있었다. 이미 같은 건물에 있는 면세점에서 쇼핑을 하고 백화점 매장으로 내려온 만원잉씨는 면세점에도 해당 브랜드가 있지만, 백화점에서만 파는 제품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원하는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면세점에 이어 백화점을 찾았다.
만원잉씨는 “면세점과 백화점이 함께 있어 쇼핑을 하기 편하다”며 “백화점에서 구매 후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제도가 있어 백화점과 면세점의 가격 차이는 크지 않지만, 파는 제품이 서로 달라 백화점을 둘러보고 있다”고 말했다.
면세점과 동거하는 일명 하이브리드 형태의 백화점이 외국인 방문객 증가로 인한 면세점 낙수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면세점과 백화점이 한 건물에 있는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지난해 매출 신장률은 8.2%로, 신세계 백화점 평균 신장률(4.4%)의 2배에 달했다.
면세점을 찾는 외국인들이 백화점으로 유입되면서 매출 증가가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지난해 외국인 고객 수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7%, 30.2% 늘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도 ‘면세점 동거’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의 올해 1~5월 외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9%, 외국인 고객 수도 29.1% 증가했다. 건물 위층에 있는 면세점에서 쇼핑을 끝낸 외국인들이 아래층에 있는 백화점까지 찾는 ‘샤워효과’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조광모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판매기획팀장은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오픈 이후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백화점을 찾는 외국인 고객도 덩달아 늘고 있다”며 “무역센터점 전체 매출에서 외국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올해 처음으로 10%를 넘길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백화점과 면세점이 함께 있는 롯데백화점 본점의 지난해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8%, 에비뉴엘 월트타워점은 18.2% 올랐다. 롯데백화점 전 점의 평균 신장률이 2.9%인 점을 감안하면 하이브리드 매장과 일반 매장과의 매출 신장률은 최대 6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면세점과 차별화된 제품, 외국인 다변화, 편리한 교통 등이 매출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백화점과 면세점을 찾는 외국인 고객들을 분석한 결과 외국인들의 구매 트렌드에도 변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경우 지난해 스포츠, 영캐주얼 등 K패션에 지갑을 열면서 해당 점포 판매 1위였던 ‘색조화장품’을 대신해 올해 휠라, 데상트 등 스포츠·스트리트 패션 장르가 구매 품목 1위에 올랐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올해 패션 브랜드(78.1%), 색조화장품(88.9%), 식품(101.3%) 등 상대적으로 면세점에서 찾기 힘든 상품군의 매출이 큰 폭으로 신장했다.
소비패턴뿐 아니라 백화점을 찾는 고객들의 국적 다양화도 하이브리드 매장의 매출을 끌어올리는 이유로 꼽힌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신세계 본점의 일본, 미국, 베트남 등 비중화권 고객 수는 15.8% 늘어나며 비중화권 고객들은 중화권 못지않은 소비력을 보여줬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역시 같은 기간 일본인 매출이 지난해 동기간 대비 58.1% 늘어 외국인 매출 가운데 가장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태국(51.6%)·유럽(50.4%)·중동(49.7%)지역이 그 뒤를 이으며 면세점과 백화점이 중국 관광객 의존도를 상당 부분 탈피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성환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담당은 “백화점을 방문하는 외국인 고객들의 국적이 다양화되며 스포츠·스트리트 패션, 여성 캐주얼 등 면세점에서 찾기 힘든 백화점 특화 장르는 지난 한 해에만 평균 46.8%를 육박하는 신장세를 보였다”며 “대중교통 접근성이 뛰어나고 면세점과의 시너지 효과가 나는 하이브리드형 점포가 더욱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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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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