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품·소재·기술 해외의존도 높아, 부가가치율 25.5% OECD 하위권
▶ 전자산업은 미국의 절반도 못미쳐
“거물급 신인도 나타나지 않지만 간판타자의 타율도 떨어집니다.”
프로야구 하위 팀의 푸념이 아니다. 한국 주력산업의 현재 모습이다. 세대교체를 이루
지 못한 점도 문제지만 기존 주력산업들이 제대로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
상품을 팔아 돈을 벌어도 이익의 규모가 경쟁국보다 적은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국 제조업의 부가가치율(지난 2015년 기준)은 25.5%로 경
제협력개발기구(OECD) 분석대상국 31개국 중 25위 수준에 불과했다. 미국이 36.9%로
3위, 독일이 34.8%로 6위를 기록했고 34.5%의 일본이 7위였다. 한국과는 10%포인트
안팎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부가가치율은 생산과정에서 새로 창출된 부가가치를 산출
(gross output)로 나눈 비율이다. 부가가치율이 낮으면 같은 값의 상품을 팔아도 남는
게 적어 이익이 상대적으로 작아진다.
한국 제조업의 부가가치 창출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핵심 부품·소재·기술에 대한
해외 의존도가 높아 물건을 팔아도 해외로 빠져나가는 부가가치 비중이 높기 때문이
다. 대표적인 게 한국 경제의 주력산업인 전자산업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내놓은 ‘우리나라 전자산업의 부가가치 창출 구조’ 보고서에서 한국
전자산업의 부가가치율을 27.9%로 분석했다. 미국(69.2%)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
한다. 애플 등이 경이적인 부가가치 창출력을 보인 미국을 차치하더라도 핀란드
(38.8%), 일본(37.4%), 대만(36.9%)에 큰 격차로 뒤진다. 중국(16.5%)이 비교 대상 6
개국 중 최하위였다.
한국은행은 한국 전자산업의 부가가치 창출력이 낮은 이유로 서비스보다 공산품 투입
에 의존하는 생산구조와 투입하는 공산품마저 외국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꼽았다. 원
천기술보다는 공장설비나 원재료·중간재 투입 비중이 높다는 얘기다.
서비스 투입이 높으면 설비나 원료·중간재 투입 없이 생산활동을 할 수 있어 부가가치
가 그만큼 많이 창출된다. 한국 전자산업의 서비스 투입 비중은 10.5%로 비교 대상 6
개국 중 대만(4.2%) 다음으로 낮았지만 공산품 투입 비중은 58.2%로 중국(67.7%)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생산에 투입되는 국산 공산품 비중은 중국(81.6%), 일본(74.8%), 한국(68.6%), 미국
(59.8%), 대만(55.7%), 핀란드(40.5%) 순이었다.
종합하면 한국 전자산업은 △부가가치를 많이 창출할 수 있는 서비스 투입 비중이 낮
고 △비용이 많이 드는 설비·원재료·중간재 투입이 높으며 △이마저도 외국산 비중이
높아 해외로 빠져나가는 부가가치가 많다는 얘기다.
한국 제조업의 부가가치 증가율도 줄어드는 추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
기 이후 한국·미국·일본·독일 등 국가의 제조업 총부가가치 증가율을 2002~2008년과
2010~2016년으로 나눠 분석했다. 한국은 이 기간 동안 3.7%포인트 하락한 반면 독일
은 1.2%포인트, 일본은 0.8%포인트 증가했다. 미국은 0.5%포인트 하락했지만 폭은 미미했다.
전체 산업으로 범위를 넓혀도 한국은 2.1%포인트 내렸고 일본과 독일은 각각 1.0%포
인트 올랐다. 미국은 1.3%포인트 감소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
는 정책 노력이 시급하다”며 “민간 부문의 고부가 지향의 혁신 투자를 촉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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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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