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에 대한 일본의 경제 보복조치로 한일 갈등이 고조되면서 극일의 표상으로 이순신 장군의 업적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한국 역사 교육에 앞장서 온 한인이 남가주 지역 한인 차세대들에게 이순신 장군의 정신을 배우고 계승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한글학교와 LA 한국교육원에 거북선 모형 기증을 추진하고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이순신미주교육본부’의 설립자이자 재미한국학교협의회(NAKS) 이사장을 역임한 워싱턴 DC 지역 한인 이내원(81)씨로, 이씨는 내달 1~3일 남가주에서 열리는 미주한국학교총연합회(KOSAA) 참석차 LA에 와 한글학교 연합체에 거북선 모형을 기증하고 LA 교육원에도 기증 전시를 타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차세대 한인들이 세계가 인정한 군함인 거북선을 보며 더욱 당당하게 성장하고, 세계가 인정하는 장군인 이순신을 되새기며 그가 시련에 대처하는 방법, 책임감, 신념 등을 배울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채효성 화백이 엄격한 자료 고증에 따라 제작한 거북선 모형은 길이 66cm, 높이 54cm, 폭 16cm 등의 규격이라고 이씨는 설명했다.

이순신미주교육본부 측과 이같은 거북선 모형 기증 전시를 논의하고 있는 LA 교육원의 오승걸 교육원장은 26일 “뿌리교육은 크게 한글교육과 역사·문화 교육으로 볼 수 있는데, 뿌리교육과 맞닿아 있는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이기에 교육원에 기증 전시를 논의하고 있다”며 “다만 아직 실물을 본적이 없어 기증 후 작품의 크기와 재질, 상태 등을 보고, 1층 로비에 전시하거나, 아이들 교실에 배치해 역사 교육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순신 장군이 만든 거북선은 세계 최초의 철갑선으로 ‘16세기의 드레드노트(dreadnought, 20세기 영국에서 건조한 세계 최고의 전함)’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해 4월 미 해군연구소 설문조사에서도 거북선이 인류 역사상 7대 명품 군함에 2위로 선정됐다. 이씨는 “미국에서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1위가 미국 군함이었고, 만들어진 시기도 이 미국 군함보다 거북선이 205년이나 앞선 사실을 고려하면, 사실상 거북선이 1위가 아니겠냐”며 “거북선 모형 전시를 계기로 LA한인들이 이순신 거북선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을 회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거북선 모형 기증은 이전부터 준비해오던 것으로, 시기적으로 우연히 겹쳤지만 최근 한일간 분쟁 이슈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사대를 나와 미국으로 이민, 워싱턴 DC 지역에서 요식업으로 성공한 뒤 은퇴한 이씨는 이순신 장군의 생애와 업적에 빠져들어 이순신 관련 자료들을 섭렵하면서 ‘이순신 숭모인’으로 불려왔다.

한편 이번 LA에서 열리는 미주한국학교총연합회 학술대회에서는 이승민 이순신미주교육본부장이 참석해 이순신 관련 강연을 펼칠 예정이다. 이순신미주교육본부 측은 “미국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한인 밀집 지역인 LA에 ‘이순신 정신 인성 정체성’ 교육을 확대할 기회가 그동안 없었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자랑스런 역사 교육이 더욱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