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우리는 주변인들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훈련이 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공감하기가 어렵다. 늘 누군가의 감정적 승인을 받아야 하는 조건부적 인정을 받아왔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의 포용이란 가족 내에서만 요구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특히나 내 이해반경에 들어오지 않는 사람들은 ‘이상한 사람’이라 낙인을 찍은 후 페이지의 여백으로 밀어내기 십상이다. 이질감을 수용하는 것이 꽤나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게는 정신적 탈진이 오기 때문이다.
“심리적 목숨을 유지하기 위해서 끊어지지 않고 계속 공급받아야 하는 산소 같은 것이 있다. ‘당신이 옳다’는 확인이다. ”네가 그럴 때는 분명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라는 말은 ‘너는 항상 옳다’는 말의 본뜻이다. 그것은 확실한 내편 인증이다. ”당신이 옳다.“ 온 체중을 실은 그 짧은 문장만큼 누군가를 강력하게 변화시키는 말은 세상에 또 없다.” - 정혜신, ‘당신이 옳다’ 발췌
인간은 한없이 나약한 존재라서 누군가가 내편이라는 것 하나만으로도 힘을 얻는다. 극한의 내적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정신과를 방문하거나 우울증 약을 처방받기보다는 극에 달한 아픔에 대한 온 마음을 다한 인정과 공감을 더 필요로 한다. 하지만 많은 경우 타인의 고통을 나의 판단영역으로 가져오는 우를 범한다. 타인의 고통은 엄연한 개인의 체감영역이다. 그것을 감히 나의 판단영역으로 끌어오면 안된다. 그것은 폭력이다. 나의 판단으로 상대의 아픔을 무효화 시키거나 잘못된 것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한 사람의 내적 자아를 묵살시키는 행위다.
자신의 고통이 누군가에게 수용되고 공감받았다고 느낀 사람은 그후 자신이 감당해야 할 몫을 기꺼이 끌어안을 수 있다. 나를 온전히 받아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느낌에 두려움은 더이상 설 곳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누군가에게 단 한번이라도 당신이 옳다고 공감해주는 사람이었는가 돌이켜본다. 듣기보다는 늘 나의 솔루션을 듣고 이행하라고 강요했던 지난날들이 떠오른다. 그 순간만큼은 선한 의도로 행했던 상대를 향한 나의 최선이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상대의 체감영역을 먼저 존중하고 수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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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현씨는 영어 교육전문가, 국제행사 진행자 및 동시통역가이며 실리콘밸리한인회 국제교류팀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영어예배와 해외선교에 강해지는 영어 패턴’, ‘말문이 빵터지는 엄마표 영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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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현(동시통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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