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교회에서 내려오는 유명한 이야기가 있단다. 십자가에 죽으신 예수님이 다 알듯이 무덤에서 3일간 머무르셨다. 그동안 예수님이 고성소 즉 지옥으로 내려가셨다. 그 분이 지옥으로 내려가자 어둠으로 가득 싸인 지옥에 환한 빛이 사방으로 비치기 시작하였다. 그 빛에 닿은 사람은 즉시 하느님의 구원이 이루어진 것이다. 지옥이 생기고 나서 처음으로 지옥이 텅비어 버리기 시작한 날이다. 참 지옥이 텅 비어버리다니 말이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지옥 구석 구석 가장 깊은 곳까지 누군가를 찾듯이 샅샅히 뒤지고 다니시는 것이었다. 물론 그가 가시는 곳마다 구원의 빛이 그 어둠과 고통속에 밝게 빛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가장 어둡고 깊은 곳에 숨어 괴로움과 고통으로 일그러진 그 한사람을 발견한 것이다. 그를 본 예수님은 말없이 그에게 다가가 두 팔로 안으시고 입을 마추신다. 그 일그러진 얼굴과 고통에 찌그러진 입에서 약하게 흘러 나오는 목소리가 있다. “주님! 이 키스로 저를 구원하시려는 것입니까?”
그가 바로 겟세마니에서 스승의 입을 맞추며 스승을 팔아 먹은 바로 그 유다였다. 그때 예수는 “네가 이 키스로 나를 배신하는 것이냐”(루까 22:48) 물었던 것이다.
입맞춤으로 배신당해 죽음으로 끌려간 스승이 죽음을 뚫고 다시 살아나 어둠 속에 고통으로 괴로워 하는 제자를 얼싸 안고 입맞춤으로 구원하신다니 참 기가 막히다. 참 멋있다. 참 그게 하느님의 끝없는 사랑이다.
서로 사랑해라(요한 13:34) 진짜 그분의 사랑을 보여 주는 이야기이다. 지금 이렇게 인생살이에 나이도 먹어가며 훌쩍 지나간 시간 속에 생각을 해보니 누군가를 사랑해 봤다는 것 그 자체가 정말 하느님의 은총과 축복이구나 싶다.
연애 한번 제대로 해본 적이 있냐? 밤잠도 못 자보고 실컷 울어도 보고 마음이 찢어질 것처럼 아프고 그렇게 누구를 사랑해본 적이 있나? 그런데 그 때는 가슴이 찢기도록 괴로왔는데 지금 돌아보니 그렇게 사랑을 할 수 있었다는게 그것이 바로 나에게 구원임을 느낀다.
사람에 대한 사랑이든 하느님에 대한 사랑이든 그 바탕은 같다. 누구 한번 자신을 다 버리고 사랑해보지 못한 사람은 하느님도 그렇게 사랑 못한다. 자기 정열을 다 바쳐 사랑하는 사랑은 다 똑 같은 것 같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를 사랑하는 것처럼 말이다. (요한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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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현 요셉 신부/팰팍 마이클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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