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쿼터 막판 연속 2개 TD 패스와 2포인트 컨버전 성공
▶ 애리조나, 18점차 열세 딛고 디트로이트와 개막전 비겨

애리조나 쿼터백 카일러 머리가 개막전을 27-27 무승부로 마친 뒤 디트로이트 선수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AP]
메이저리그를 포기하고 NFL을 선택한 카일러 머리(22·애리조나 카디널스)가 NFL 정규시즌 데뷔전에서 힘겨운 출발을 극복하고 팀을 무승부로 이끌었다.
애리조나는 8일 애리조나 글렌데일의 유니버시티 오브 피닉스 스테디엄에서 벌어진 디트로이트 라이온스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연장 승부 끝에 27-27로 비겼다. 지난해 대학풋볼 최고의 선수로 하이즈만 트로피를 수상한 뒤 올해 4월 NFL 드래프트에서 전체 1번으로 애리조나에 지명된 머리는 이날 첫 시즌, 첫 경기부터 스타팅 쿼터백으로 출전했으나 3쿼터까지만 해도 호된 신고식을 치르는 듯 했다. 3쿼터까지 25개의 패스 가운데 단 9개만 성공시키며 100야드 패싱에 그쳤고 애리조나는 4쿼터까지도 6-24로 크게 뒤졌다. 단신 루키 쿼터백의 한계라고 다들 혀를 차던 그 순간, 머리는 인제야 몸을 다 풀었다는 듯 그때부터 펄펄 날았다.
머리는 4쿼터 종료 5분 57초를 남기고 데이빗 존슨에게 27야드 터치다운 패스를 성공시켜 자신의 NFL 첫 터치다운 패스를 신고했고 이 득점으로 애리조나는 16-24로 따라붙었다. 이어 머리는 다음 공격에서 9번의 플레이로 60야드를 전진, 4쿼터 종료 43초를 남기고 래리 피츠제럴드에게 4야드 TD 패스를 연결해 22-24를 만든데 이어 크리스천 커크에 2포인트 컨버전 패스까지 성공시켜 극적인 24-24 동점을 만드는 ‘머리 매직’을 선보였다.
결국 승부는 연장으로 넘어갔고 머리는 연장 첫 공격에서 7번의 플레이로 65야드를 전진, 디트로이트 10야드 라인까지 갔으나 끝내 터치다운을 얻지 못하고 필드골에 만족해야 했다. 이어진 공격에서 디트로이트도 필드골을 성공시켜 27-27 동점이 됐고 머리와 애리조나는 다음 공격에서 디트로이트 46야드 지점까지 전진했으나 더 이상 나가지 못하고 볼을 펀트하고 말았다. 이후 디트로이트도 득점에 실패하면서 양팀은 결국 27-27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경기를 마쳤다. NFL 역사에서 개막전 경기가 무승부로 끝난 것은 역대 2번째다.
머리는 이날 54번 패스를 시도, 이 중 29번을 성공시켜 308야드를 기록했고 터치다운 2개를 뽑아내고 인터셉션 1개를 범했다. 3쿼터까지는 악몽의 데뷔전이라고 할 만 했으나 마지막 쿼터에서는 그가 왜 전체 1번으로 지명됐는지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외할머니가 한국인인 머리는 어머니도 ‘미선’(Misun)이라는 한국이름을 갖고 있고 한국 축구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찍은 사진을 올리는 등 한국인의 피를 물려받은 것에 상당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뛰어난 야구선수이기도 한 머리는 2018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9번으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지명돼 계약금 466만달러에 계약했으나 그해 대학풋볼 시즌에서 최고의 맹활약을 펼친 뒤 메이저리그를 포기하고 NFL로 가기로 결정했다. 미국 스포츠 역사상 메이저리그와 NFL 드래프트에서 모두 1라운드에 뽑힌 선수는 머리가 유일무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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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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