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최악의 노숙자 문제로 신음하고 있는 LA시가 특정 공공장소에서 노숙을 아예 금지하는 강력한 조례안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조례안이 실제 시행되면 LA 한인타운 지역의 경우 전체의 절반 이상 거리에서 노숙자들이 텐트를 치거나 무단으로 노숙을 하는 행위가 금지되는 효과를 가져와 한인타운에서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노숙자 증가에 따른 위생 및 비즈니스 피해 등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LA 시의회가 추진하고 있는 ‘노숙자 공공장소 접근금지 조례안’(본보 8월24일 A3면 보도)은 학교, 공원, 데이케어센터 인근 500피트 이내의 도로변 등 공공장소에서 노숙 행위를 아예 금지하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9일 공개된 노숙금지 구역 구체 현황 자료에 따르면 특히 학교와 데이케어센터 등이 산재해 있는 한인타운 지역의 경우 관내 도로의 57%가 노숙 금지구역에 포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LA타임스는 지난달 21일 미치 오페럴 시의원(13지구)이 발의한 ‘공공장소 노숙자 접근금지 조례안’을 적용할 경우 노숙이 금지되는 지역이 LA시 전체의 4분의 1에 해당하며, 특히 LA 한인타운은 57%에 해당하는 지역이 노숙자 접근금지 구역으로 분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한인타운의 경우 윌셔 블러버드, 6가, 3가 선상 대부분이 노숙 금지 구역에 포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윌셔 블러버드의 경우 옥스포드 애비뉴부터 웨스트몰렌드 애비뉴까지 한인타운 전 구간이 노숙 금지구역에 포함된다.

또 한인타운 3가 선상에서는 윌튼 플레이스에서 하버드 블러버드 구간, 킹슬리 드라이브에서 마리포사 구간, 베렌도 스트릿에서 버질 애비뉴 구간 등이 노숙 금지구역으로 분류됐다.

신문은 LA시에 위치한 공원 836개, 학교 1,482개, 데이케어센터 1,161개 등을 지도를 통해 분석해 노숙이 금지되는 지역을 추출했다.

각 지역별로 분석한 결과 LA 한인타운은 57% 지역이 금지구역에 포함되고, 웨스트레익 지역도 62%가 노숙 금지구역에 지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할리웃 지역도 절반에 가까운 49% 지역이 금지구역에 포함되고, 다운타운은 29%, 센추리시티 지역 11% 등에서 노숙자 접근금지가 시행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또 대부분의 노숙자들이 거주하고 있는 다운타운 스키드로우의 46%도 노숙자들은 더 이상 머무를 수 없게 된다.

이 조례안이 제정되면 LA시의 학교, 공원, 데이케어센터 인근 500피트 이내 지역에서 노숙자들은 텐트를 치는 행위 등 뿐 아니라 앉거나 눕고, 자는 행위 자체를 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인권단체들은 이 조례안이 노숙자 접근 금지 지역을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설정해 뚜렷한 대안도 없이 사실상 노숙자들을 LA에서 몰아내는 것으로 비인도적인 정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에릭 가세티 시장은 이 조례안과 관련, “노숙자들이 거주할 수 있는 추가 셸터를 마련하지 않는 이상 노숙자들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이 조례안에 따른 노숙자 접근 금지지역은 관련 웹사이트(www.latimes.com/projects/homeless-sleeping-maps)에서 볼 수 있다.

<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