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인 수습전권위원회의 수습안 오전 중 표결할 듯
▶ 세습무효 재심판결 수용·조건부 세습 합법화 여부 쟁점

(서울=연합뉴스) 명성교회가 김삼환·김하나 부자의 위임목사직 세습이 교단 헌법에 위배한다고 판단한 교단 재판국 결정에 불복 입장을 밝혔다,
등록 교인이 10만명에 달하는 초대형 교회인 명성교회 부자(父子) 목사의 목회직 세습을 둘러싼 2년여의 갈등에 대한 결론이 26일(이하 한국시간기준) 열리는 교단 총회에서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교단은 경북 포항 기쁨의교회에서 속개하는 제104회 정기총회 마지막 날인 26일 명성교회 문제에 대한 수습안을 마련한 뒤 찬반 표결에 부쳐 매듭을 지을 방침이다.
이번 총회에서 임명된 수습전권위원 7명은 24일 밤부터 골이 팰 대로 패인 명성교회 갈등을 봉합하기 위한 대책을 숙의하고 있으나 합의에 이르진 못했다.
총회장인 김태영 목사는 25일 오전 총회를 진행하면서 명성교회 관련 논의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오후께 수습안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오후에는 의논이 충분하지 못해 26일 오전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며 최종 합의안 도출에 진통이 있음을 시사했다.
명성교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습안 쟁점은 크게 두 가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는 명성교회의 김하나 위임목사 청빙을 무효로 선언한 총회 재판국의 재심 판결을 교단 총회가 승인하고 명성교회 측이 수용할지 여부며, 다른 하나는 재심 판결 수용에 대한 반대급부로 목회 세습의 길을 열어줄지 여부다.
명성교회가 소속된 서울동남노회 수습전권위원회는 지난 5일 명성교회가 위임목사 청빙 문제로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사과하고 총회 재판국의 재심 판결을 수용한다면, 헌법시행규정 개정 청원을 통해 명성교회 수습안을 결의하고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맞물려 이번 총회에는 위임(담임)목사나 장로가 은퇴하고 5년이 지난 뒤부터는 배우자나 직계비속을 위임(담임)목사로 청빙할 수 있게 허용하는 교단 헌법시행규정을 신설하자는 총회 헌법위원회의 청원이 안건으로 올라와 있다.
만약 이 같은 청원안이 총회 수습전권위원회에서 마련하는 수습안에 포함돼 총회에서 의결되고 명성교회에 소급 적용하게 된다면, '은퇴 5년 후'라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김하나 목사가 명성교회에서 부친의 목회직을 합법적으로 물려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주게 된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교단 제104회 정기총회 (포항=연합뉴스)
김삼환 원로목사가 2015년 12월 정년퇴임으로 명성교회 담임목사직에서 떠났기 때문에 그로부터 5년이 경과하는 2020년 12월부터는 김하나 목사가 명성교회 위임목사직을 맡을 수 있게 된다.
김하나 목사는 김삼환 원로목사의 아들로 2017년 3월 명성교회에서 위임목사로 청빙하기로 결의하면서 교회 부자세습 논란에 휩싸였다.
교단 총회는 헌법위원회의 이 같은 헌법시행규정 신설 청원안을 수습전권위원회의 수습안이 나온 뒤 검토하기로 했다.
교단 총회가 명성교회 문제를 매듭짓기 위해 밟고 있는 절차는 사실상 서울동남노회 수습전권위원회가 지난 5일 마련한 수습 방안과 일치하는 듯 보인다.
교단 총회는 지난 24일 7인의 수습전권위원을 임명해 명성교회 수습방안을 만들도록 한 뒤 이번 총회 폐회 전에 보고하면 토론 없이 표결에 부쳐 결정하자는 서울동남노회 수습전권위원회의 조정안을 압도적인 지지로 통과시켰다.
조정안은 총회 참석 총대(總代) 1천142명 중 1천11명의 지지를 받았으며, 뒤이어 권역별로 선발된 7명의 위원이 참여하는 명성교회 수습전권위원회가 전격 구성됐다.

“청빙 아니라 세습이잖아요” (포항=연합뉴스)
이에 앞서 김삼환 원로목사는 총회 개회 전날인 22일 "교계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못했다. 모든 것은 제 부덕의 소치"라고 사과문을 발표했으며, 24일 총회장에서도 "부족한 점을 반성하고, 교회를 섬길 수 있도록 잘 품어주셨으면 좋겠다"며 사과했다.
개신교계 전반에 확산되는 목회직 세습 문제를 도마 위에 올리며 2년 넘게 교계 안팎에서 논란을 빚은 명성교회 문제는 일단 예장통합 교단 내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듯 보인다.
총회 폐회 전 7인 수습전권위원회가 마련한 수습안을 표결에 부쳐 통과시키고 명성교회가 이를 수용한다면 갈등은 봉합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교단 총회에서 목회직을 세습할 수 있는 길을 어떤 식으로든 터준다면 우리나라 개신교계의 고질병으로 비판받는 교회 세습에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에 부딪칠 수 있다.

명성교회 세습에 반대해온 교계 단체 기자회견 [서울동남노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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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나라가면 이세상껀 아무것도 가져가지못하고 또 아무것도 필요없으니 십일조 내라고 하던 목사가 지 아들한텐 그렇게 물려주고싶은모양이지? 이래서 난 목사들이 자식을 두면 안되게해야된다고 믿는다. 지 자식이 있으면 지 자식한테 모든 사랑 쏱게되는건 당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