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 한인 축제 재단측은 가든그로브 한인타운에서 열렸던 ‘아리랑 축제’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상당히 우려했었다.
불과 2년 전 타운에서 개최되었던 ‘다민족 축제’가 당초 베트남 등 타민족들이 많이 몰려와 성황을 이룰 것이라는 기대가 빗나가면서 부정적인 이미지를 남겼기 때문이다.
또 아리랑 축제가 6년 만에 타운에서 열려 그동안 공백이 너무 커서 성공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특히 축제 재단 측은 축제의 주 소득원인 부스 판매에 상당히 어려움이 따를 수 있을 것이라는 걱정을 많이 했다.
이와 같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한인타운에서 열리는 축제 부스에서는 ‘장사가 잘 안된다’라는 말이 업주들 사이에 팽배해 부스 유치가 상당히 어려웠다. 게다가 축제장에서 엑스포를 열기로 했던 한국 업체들이 막판에 취소하면서 ‘부스 지도’마저 바꾸어야 했다. 몇 년 만에 처음으로 1만5,000달러 가량 적자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인 축제에 오픈한 부스들의 다양성이 떨어졌고 유료 부스들이 예전에 비해서 많지 않았다. 축제장을 찾은 한인들은 혹시나 해서 왔지만, 부스에 별로 살 것이 없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
더욱이 축제 재단 측이 당초에 계획했던 샤핑 몰 내에서의 퍼레이드와 씨름대회 등 관람객들의 인기를 끌 수 있는 주요 행사들이 여러 가지 사정으로 취소되면서 눈길을 끌 만한 이벤트가 없었다는 평을 들었다.
그러나 이 같은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행사장을 찾은 참관객 수는 당초 기대 이상이었다. 타운에서 마지막으로 열렸던 ‘다민족 축제’와 비교해서는 훨씬 많았다. 일반적으로 축제 개막식에는 참관객이 적은 편이지만 이번에는 개막식에도 무대 앞자리를 메웠다.
이와 아울러 본보에서 주최한 ‘제1회 오렌지 가요제’, 인기 가수 적 우의 공연 등 메인 스테이지에서 열린 행사에는 한인들이 몰려들었다. 이들 중에는 젊은 층보다는 시니어 계층이 훨씬 많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래도 무대 앞을 꽉 메워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축제가 열리는 동안 가든그로브 한인타운 인근 샤핑몰과 스트릿에서 주차 공간을 찾기가 힘들었다. 특히 주말 저녁에는 주차 자리 쟁탈전이 상당히 치열했다. 타운 축제의 전성기 시절을 연상시킬 정도로 주위에 주차 공간을 찾기 어려웠다. 타운을 찾는 한인들이 오랜만에 느껴본 현상이었다.
이외에 한인 시니어들이 주류를 이루는 가든그로브 한인타운에 축제 기간에 젊은 층과 청소년들의 목소리가 상당히 들렸다. 무대에서 펼쳐진 아동과 청소년 이벤트를 위해서 함께 온 젊은 부모들과 참가자들이다. 축제를 도운 자원봉사 고교생들도 활기를 불러 일으켰다.
타민족 이웃들도 상당히 눈에 띄었다. 여러 민족을 대상으로 했던 ‘다민족 축제’에 오히려 타민족 이웃들의 발길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반면 이번 축제에는 베트남 등 다인종 이웃들이 예상보다 많았다.
올해 축제를 통해서 가든그로브 한인축제는 다민족 보다 한인들을 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옳다는 사실을 입증한 셈이다. 한국의 전통문화와 음식을 소개하는 한인 축제에 타 민족들이 구경하려 오는 패턴을 취해야 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주었다.
아쉬웠던 점은 한인 축제에 한인회, 상공회의소, 민주평통, 체육회 등 한인 커뮤니티 주요 단체들의 참여가 부족했다는 점이다. 서울에서 열리는 회의 참석차 한국을 방문해 김종대 한인회장과 오득재 평통 회장이 축제에 참여할 수 없었다.
축제 재단 측은 내년에도 아리랑 축제를 가든그로브 한인타운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타운으로 되돌아온 올해 축제는 당초 기대보다는 성공적이었지만 보완해야 할 사항들이 많다. 미리 축제 준비를 해서 전성기 시절의 한인타운 축제로 부흥해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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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기 OC지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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