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일로 고객분들과 상담하다 보면 잘못된 정보를 갖고 걱정하는 분들을 만나게 된다. 그때마다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라는 광고문구를 꺼내곤 한다. 은행업무를 잘 알고 있는 직원을 만나면 10분이면 해결될 일들을 혼자 끙끙거리다 시간을 허비하는 고객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고객분들을 만나거나 새롭게 비즈니스를 시작하여 은행구좌를 개설하는 손님들께 은행일에 관해서라면 언제라도 연락주시라고 부탁한다.
이 부탁은 인사말이 아니다. 고객보다 전문지식이 있고 은행 상품들을 더 많이 알고 있는 직원이면 당연히 고객분께 좋은 상품들을 연결해 드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을 함께해온 고객분들이 때론 더 낮은 이자율임에도 불구하고 예금을 맡겨주시는 경우도 많이 있다. ‘다 알아서 해주세요’라고 하시면서 말이다. 이 말을 들으면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진다. 전적으로 나를 믿고 맡기는 것 같아서다. 물론 은행에서 취급하는 예금이 원금손실의 위험은 없지만 그래도 고객분의 성향과 사용하실 여러 사정을 고려한 후 추천을 드린다.
전문인을 찾아서 많은 일을 해결하며 사는 것은 당연하다. 의사 지시대로 건강을 관리해야 하고 변호사의 법적 조언에 따라 골치 아플 일들을 대비하기도 하고 재정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미래의 경제적인 대책을 세운다. 그리고 신앙의 리더를 통해 믿음의 문제들을 해결해간다. 그럴 때 내가 찾는 사람은 실력도 있지만 신뢰가 가는 사람이다. 실력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신뢰인 것 같다.
30년 넘게 은행일을 해온 내가 어느 때나 편하게 의논할 수 있고 명쾌하게 해답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누구에게나 열린 마음으로 대하는 편안하고 따뜻한 사람이면 좋겠다. 오랫동안 한국에 계시다가 들리신 고객분이 반가워하며 인사를 한다. 이렇게 반기며 안부를 물어볼 수 있는 사람, 그렇게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신뢰할 수 있는 사람으로 내 직장생활이 장식되길 희망한다. 그 신뢰를 이어가려면 날마다 실력을 쌓는 일에 집중하고, 고객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겠다. 훗날 지금 만난 고객들과의 시간들이 좋은 추억이고 감사이고 잘했다 셀프칭찬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미셸 정(한미은행 SV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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