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핵심 요인으로 떠오른 해외유입 증가세가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정부는 이에 내달 1일부터 모든 해외 입국자에게 2주간 자가격리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서울 구로구에 있는 만민중앙교회에서 최소 2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집단감염 우려도 끊이지 않고 있다.

29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9천583명이다. 일일 신규 확진자가 최근 100명 안팎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수일 내 1만명 선을 넘어설 것으로 우려된다.

전날 0시에 비해 추가된 신규 확진자는 105명으로, 이 중 41명(39.0%)은 해외에서 유입된 사례였다. 유입된 국가별로 보면 유럽이 23명, 미주 14명, 중국 외 아시아 4명이었다. 외국인 1명을 제외하면 모두 우리 국민이었다.

이날 하루 동안 서울에서만 최소 12명의 해외 유입과 관련된 확진자가 나왔다. 주로 미국과 영국, 스페인 등지에서 입국한 이들이었다.

스페인에 머물다 19일 귀국한 한 42세 여성은 인천공항에서 검사를 받았을 때는 음성이었지만, 28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여성이 22∼27일 머물렀던 신라스테이 서초는 30일 정오까지 휴업하기로 했다.

관악구에서는 미국에 다녀온 뒤 확진 판정을 받았던 26세 남성의 부모가 코로나 19로 확진됐다.

이처럼 해외 유입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정부는 4월 1일 0시부터 모든 입국자를 대상으로 2주간 자가격리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출발지나 국적, 장·단기 체류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입국자가 자가 또는 시설에서 14일간 격리생활을 해야 한다.

현재까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기준 해외유입 비중은 4.3%(412명)에 이른다. 이 중 우리 국민은 377명, 외국인은 35명이다.

만민중앙교회와 관련해선 이날 최소 10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 서울 금천구에 사는 이 교회 신도 4남매가 한꺼번에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구로구와 동작구, 관악구 등지에서 9명의 확진자가 확인됐다.

서울뿐만 아니라 인천시 부평구에 거주하는 60대 여성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여성은 보건당국 조사에서 지난 5일 만민중앙교회를 방문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만민중앙교회 관련 확진자는 최소 23명으로 늘어났다.

방대본은 지난 5일 전남 무안에서 열린 만민중앙교회 20주년 행사에 확진자 3명을 포함, 이 교회 신도 70여명이 참석한 것을 확인하고 감염경로 등을 조사 중이다.

현재 '중증' 단계인 코로나19 환자는 23명, '위중' 환자는 55명이다. 대체로 60대 이상의 고령자들이다. 다만 위·중증 단계인 40대 환자가 각각 2명, 위중 단계인 20대도 1명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망자는 이날 하루 대구·경북 지역에서 4명이 추가돼 총 158명으로 늘었다. 모두 70∼80대였다. 방역당국은 이들의 기저질환 여부 등 정확한 사망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