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뇨병·고혈압 등 만성질환, 전화상담·원격처방 이용할만
전문가들은 만성폐쇄성폐질환자 등은 약 복용을 중단하거나 복용 횟수를 줄이면 폐기능이 저하되고 호흡곤란이 올 수 있어 코로나19 사태로 병원 가는 것을 주저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한다. [서울경제 자료사진]
#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인 64세 여성 L씨는 며칠 전 약이 떨어졌지만 병원 가는 걸 망설이고 있다. 기침을 하면 주변에서 쳐다보는 시선이 따갑고, 병원에 갔다가 혹시 코로나19에 감염될까 겁이 나서다.
# 고혈압을 앓는 58세 남성 K씨는 코로나19가 금방 종료될줄 알고 병원 방문을 잠시 미룬다는 게 벌써 몇 주가 지났다. 평소 혈압 관리를 잘 하는 편이지만 슬슬 걱정이 된다.
이처럼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감이나 주변의 시선 때문에 병원 방문을 꺼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예정된 진료·수술을 늦춘 이들도 있다.
하지만 건강상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약을 처방받아야 하는 당뇨병·고혈압 등 만성질환자, 진료가 시급한 환자라면 진료를 미루다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
만성질환은 꾸준히 정확한 치료를 받아야 호전될 수 있다. 건강 상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복용 중인 약을 처방받아야 하므로 정해진 일자에 병원에 가는 게 좋다. 꾸준한 약 복용이 만성질환 관리와 합병증 예방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병원 가기가 걱정된다면 호흡기질환자와 다른 질환자 진료구역을 완전히 분리한 ‘국민안심병원’(13일 기준 전국 344곳)을 이용하는 게 좋다. 병원 진료기록이 있는 만성질환자인데 병원 방문이 불가능하거나 정 꺼려진다면 전화상담·처방 및 대리처방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의사가 안전하다고 인정한 경우로 제한된다.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김정현 가정의학과 교수는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자가 평소 먹던 약이 떨어졌다면 병원 진료를 미뤄선 안 된다”면서 “약 복용을 중단할 경우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꾸준히 치료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뇨병 환자는 규칙적 생활을 통해 약 복용, 인슐린 주사, 식사 시간을 일정하게 맞추는 게 중요하다. 손기영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특히 평상시 혈당 조절이 잘 안 되거나 인슐린을 사용 중인 일부 당뇨병 환자는 약이나 인슐린 주사를 짧은 기간이라도 소홀히 하면 혈당이 급상승해 당뇨병성 케톤산증, 고삼투압성 혼수와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앓을 수 있다”며 “대중교통 대신 자가용으로 병원을 찾을 경우 저혈당 증세가 느껴지면 바로 운전을 중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만성 호흡기질환자들은 의사의 지시 없이 약 복용을 중단하거나 횟수를 줄이면 위험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손 교수는 “증상이 호전됐다고 호흡기질환 치료를 임의로 중단하면 재발 위험이 있으므로 꾸준한 치료를 받으며 증상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심윤수 호흡기내과 교수는 “만성폐쇄성폐질환자가 의사의 지시 없이 약 복용을 중단하거나 복용 횟수를 줄이면 폐기능이 저하되고 호흡곤란이 올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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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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