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가 구운 빵 냄새가 코끝을 간질러 침대에서 기분좋게 일어났다. 따뜻한 커피와 달달한 시나몬롤이 함께하는 봄 주말 아침이 행복하다. 처음으로 신문에 글을 쓰면서 설레였다. 볼품없는 솜씨로 글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는지 마지막 원고를 쓰면서 새삼 글쓰는 분들을 존경하게 된다.
그래도 매주 잘 읽었다며 고객분들이 칭찬과 격려를 해주었고, 남가주 사는 친구가 신문(LA 한국일보에도 게재됨)에서 내 글을 읽었다며 안부를 전해왔고, 소설가이신 신예선 선생님으로부터 친필사인이 담긴 책을 선물로 받았다. 모두가 과분하고 감사한 일들이다. 글을 쓰지 않았다면 느껴보지 못했을 일들이었다.
가족과 직장동료, 고객분들 그리고 친구와 쌓은 신뢰와 나눔 등 내가 행복했던 일들을 글에 담았다. 내 삶의 큰 부분이 글을 통해 표현된 것 같다. 그리고 요즘엔 고객분들을 돕는 나의 일이 하나님께서 내게 맡긴 사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나에게 허락하신 일들을 잘 감당하며 잘했다 칭찬받을 수 있다면 굳이 멀리 선교를 떠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무슨 일이든 시작은 설레고 왠지 모를 두려움이 있다. 지나온 시간들을 되돌아보면 달달한 것 같기도 하고, 힘들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 모든 것을 마무리해야 하는 시간이 오면 한층 성장해 있거나 실패해서 울고 있기도 한다. 결국 지나온 시간의 결과물은 정직하다. 건강한 음식을 먹고 적당한 운동을 해야만 건강한 몸이 만들어지고, 열심히 공부한 수고가 있어야 실력있는 사람이 되며, 주변에 마음을 기울여야만 따뜻한 사람들이 내 곁에 머무르는 것이다.
나는 글을 쓰면서 배웠다. 내 삶을 성찰하면서 앞으로 가야 하는 길을 바라봤다. 이제 직장도, 나의 삶도 은퇴라는 단어를 떠올려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그 시간들이 감사함으로 마무리되고 또 다른 설레는 삶으로 시작하게 되면 좋겠다. 성내지 않고 편하게 받아주고, 불편함을 덜어주고, 바쁜 삶으로 지나친 소소한 일들을 하면서 주변 사람들과 살아가고 싶다. 무엇보다 마음그릇 넉넉한 사람이 되고 싶다.
딸아이들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가정을 꾸려 나를 할머니로 만들어준다면 그 또한 즐거운 삶이 되리라. 봄이 가는 길목, 이런 기대감으로 앞날을 그려본다. 코로나19로 이렇게 고단한 봄이 있었나 싶지만 그래도 뒷마당엔 노란색 후리지아가 예쁘게 피어나 인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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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정(한미은행 SV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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