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쉴 숨이/ 오늘 하루 쉴 곳이/ 오늘만큼 이렇게 또 한번 살아가// 이 길 너머 어딘가 봄이/ 힘없이 멈춰있던/ 세상에 비가 내리고/ 다시 자라난 오늘/ 그 하루를 살아...박효신의 ‘숨’에 나오는 가사의 일부다.
젊은 시절 나의 일상은 지하철을 놓칠세라 뛰어서 가까스로 타면 안도의 숨을 쉬는 나날이었다. 텍사스(Texas)에서 대학원을 다닐 때 인도 친구가 “너 오는 것은 빠른 발걸음 소리를 들으면 딱 알지” 하곤 했다. 아쉽게도 그렇게 살다가 오랜 시간 아파서 병원 신세를 많이도 졌다. 나이 오십이 넘어 클라리넷을 배우게 되었다. 처음엔 소리를 내지 못하였다. 암 수술을 포함한 여러번의 수술을 받고 겨드랑이와 복부 근육을 제거한 상태라 손이 둔하고 힘이 약해 관악기를 불기에는 기본이 안됨을 깨달았다.
그러나 “못하면 어때. 계속 하는 게 능력이지” 하며 누리는 혜택은 소중하다. 또한 호흡에 관한 책을 보며 발견하는 기쁨의 보너스도 솔솔하다. 일본 호흡생리학 전문의인 혼마 이쿠오가 쓴 ‘숨 하나 잘 쉬었을 뿐인데’라는 책에 보면 호흡근 훈련을 통해 호흡력을 기르라고 조언한다. 우선 가슴을 펴고 등을 곧게 세워 자세를 바로잡자. 긴장을 푼 상태로 어깨를 올렸다 내리자. 올릴 때는 숨을 들이쉬고 내릴 때는 스으 ~ 하며 일정하게 천천히 내쉬면 좋다. 간단하고 다 아는 것 같은 얘기이지만 하루에 5분 투자하면 큰 효과를 본다.
몸과 마음의 액셀과 브레이크를 구분해서 사용해야 하는 데 이것을 통제하는 것이 호흡이라고 가르친다. 더 나아가 숨을 쉰다는 것은 쉬는 것이다. 사람은 평균 1분에 15번 숨을 쉰다. 이렇게 자주 쉬는 시간을 가지는 게 신기하고 감사하다. 살아있으니 쉰다. 숨은 생명이네! 어느 날 숨을 거두는 날이 오기 전에, 목숨이 끊어지기 전에 느리고 깊은 숨을 쉬면서 몸과 마음을 편하게 쉬는 특권을 함께 누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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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은씨는 나이 오십 넘어 클라리넷 연주를 시작했다. 이후 클라리넷 합창단 WE(Wooree Ensemble)를 창단한 뒤 연주활동을 펼치고 있다. 학사는 간호학, 석사는 신학을 전공했다. 성경 헬라어와 히브리어 강의를 통해 기쁨과 생명을 함께 나누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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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은 (우리 앙상블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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