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시즌 마친 뒤 군입대 “최경주 조언에 도전 결심”
지난해 5월 SK텔레콤 오픈에서 최경주(오른쪽)와 한 조에서 경기를 치르고 있는 전가람. [KPGA 제공]
이번 시즌을 마치고 군 입대 예정인 ‘캐디 출신 프로골퍼’ 전가람(25ㆍ볼빅)이 병역 의무를 마친 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무대에 도전할 할 뜻을 밝혔다. 비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전반기 개막이 불투명해졌지만, 그는 개인훈련과 함께 유튜브 채널 ‘인생가람’ 운영을 병행하면서 어느 해보다 알찬 봄을 보내고 있다.
전가람은 30일 본보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봄에 예정됐던 대회가 취소되거나 미뤄지면서 조금 아쉽다. 하지만, 동료 골퍼들과 훈련하면서 유튜브 영상도 제작하는 등 나름대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촬영 가능한 골프장 섭외가 어려워 애를 먹기도 한다”면서도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그간 알지 못했던 콘텐츠 제작 영역에 대한 이해도 높아져 개인적으론 큰 경험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어릴 적 동갑내기 김시우, 왕정훈과 유망주로 꼽혔지만, 스무 살을 갓 넘긴 뒤 골프채를 내려놓고 캐디로 일하기도 했다. 2015년 캐디로 일하던 경기 포천시 몽베르컨트리클럽에서 허인회(33)의 우승을 지켜보며 가슴이 뜨거워진 전가람은 그 해 퀄리파잉스쿨에 도전해 이듬해 KPGA 투어에 합류, 이후 3시즌만인 2018년 자신이 캐디로 일했던 골프장서 열린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을 통해 첫 우승을 거뒀다.
당시엔 ‘깜짝 우승’이란 시선이 많았지만, 지난해 5월 KPGA 휴온스 엘라비에 셀러브리티 프로암에서 통산 2승째를 거두면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전가람은 “지난해 우승 덕에 새로운 꿈을 꿀 수 있게 됐다”며 “제대 후 PGA 투어 무대에 제대로 도전해 볼 생각”이라고 했다. 이전까진 국내 투어에서 열심히 벌어 사업을 시작하고 싶다거나, 유러피안투어 정도에 도전해 견문을 넓히고 싶은 생각 정도였던 그의 생각을 뒤집어놓은 건 ‘코리안 탱크’ 최경주(50)였다. 우승 대회 직후 열린 SK텔레콤 오픈 예선에서 최경주와 한 조에 편성된 계기가 결정적이었다.
전가람은 “최경주 선배와 한 조에서 경기하면서 ‘꼭 미국무대에 도전해 보라’는 말을 들었다”며 “플레이에 대한 칭찬도 감사했고, 무엇보다 진심 어린 조언이란 생각에 새로운 꿈을 꿀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제대 후 3,4년 정도 PGA 2부 투어에서 고생할 각오도 하고 있다”며 “꿈을 위해 달러 적금도 들어놨다”고 했다. 당시 최경주도 “(전)가람이한테 ‘나이스 버디’만 외치다 1라운드를 끝낸 것 같다”며 “오랜만에 좋은 선수를 봤다”고 그를 칭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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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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