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8년 이후 낮춰놓은 빈곤층 비중, 팬데믹 수개월에 도로 제자리

[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으로 세계 빈곤율이 1998년 이후 22년 만에 다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0일 세계은행 자료 등을 인용해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코로나 19가 각국에 몰고 온 봉쇄·이동제한 조처로 극빈국에서 일자리가 대규모로 사라지면서 올해 말까지 전 세계 인구의 8%인 약 5억 명이 추가로 극빈 상태에 접어들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1990년에는 세계 인구의 36%인 19억 명이 하루 1.9달러도 되지 않는 돈으로 살아가는 극빈 상태였다. 그런 인구가 2016년에는 7억3천400만 명으로 줄었다.
남아시아와 중국의 극빈자 비율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인도에서는 2006년부터 2016년 사이 10년간 2억1천만 명이 빈곤 상태에서 탈출했다.
방글라데시도 2000년 이후로 인구의 20%인 3억3천만 명을 빈곤에서 구해냈다.
이처럼 20년 넘게 꾸준히 낮춰온 빈곤율은 코로나19 팬데믹에 의해 불과 몇 달 만에 제자리로 돌아갈 위험에 처했다.
자칫하면 전 세계에서 20억 명이 극단적 빈곤의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고 NYT는 우려했다.
이 신문은 방글라데시에서 힘겹게 빈곤에서 탈출했다가 다시 실직으로 극빈 상태를 눈앞에 둔 20대 여성의 사례를 소개했다.
샤히다 카툰(22)은 12세에 학교를 그만두고 고된 의류 노동에 시달려야 했다. 손가락이 찔려가며 버티는 바느질로 한 달에 30달러를 벌어 생계를 이어갔다.
10년 후 그녀는 자신보다는 더 나은 삶을 자식들에게 보여줄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품었지만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갑작스러운 실직에 직면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카툰과 같은 의류 노동자 100만 명이 실직했다. 전체 노동 인구의 7%에 달한다.
지난해 빈곤퇴치 연구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아브히지트 바네르지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는 "노동 현장에 들어가 가족을 빈곤에서 구해낸 이런 얘기는 부서지기 쉽다"면서 "무척 많은 위태위태한 생존 가족들이 있다. 그들이 다시 빈곤으로 들어가면 헤어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에서는 정부의 코로나 봉쇄 조처 발표 이후 수백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서도 비슷한 양상이다. 멕시코와 필리핀에서는 가족이 의존해온 송금이 말려버렸다는 얘기가 나온다.
하버드대 프랑수아 사비에르 바노 인류건강센터 사무국장 나탈리아 리노스는 "비극은 순환한다. 빈곤은 질병을 야기하는 큰 요인이고, 질환은 가족을 빈곤으로 몰아넣은 큰 충격의 하나"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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