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택시
그동안 살아오면서 특별히 각인된 이름이 있는데 '코로나'는 생각만 해도 환한 표정을 짓게 되는 편안함으로 기억되었다. 1970년도 서울 거리를 질주하는 자가용과 택시 대부분이 '코로나'라는 이름의 자동차였다. 국내에서는 1966년부터 1970년까지 신진 코로나로 판매된 적이 있었다. 1960년대 중반에서 70년대 대한민국에서 가장 흔한 승용차로 당시 도로를 달리는 승용차들의 열에 아홉은 코로나였다. 특이했던 점은 Automatic은 없고 Stick으로만 운전해야 했고, 사이드미러가 바깥 보닛(bonnet)에 설치되어 있어서 운전이 불편했을 듯한데 기사는 골목길도 익숙하게 데려다주었다. Corona는 Toyota를 대표하는 승용차였으며, 1966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폭스바겐 '비틀' 다음으로 많이 생산된 차종으로 단일 차종 생산량 2위를 기록했고 1998년에 단종되었다. 지금도 나이 지긋하신 분 중에는 코로나를 기억하는 경우가 많은데 나는 택시를 잡을 때, 동작이 느려서 여친의 눈치가 보이던 시절이기도 했다.
코로나 맥주
이곳에서 한 업종을 20년 가까이 하던 시절이었는데 한창 뜨던 삐루(?)가 '코로나'였다. 브랜드 이름이 '코로나' 맥주인데 특히 병의 디자인이 다른 것과 차별화되어 많은 인기를 끌었다. 맥주병이 주는 느낌은 사랑하는 사람을 껴안고 싶은 감정을 불어 넣은 디자인으로 보인다. 자유분방한 삶에 쉼표를 가지며 라임 한 조각을 띄어서 마시는 '코로나'의 부드러운 맥주 맛이 일품이다. 그 당시는 백인 청, 장년들에게 인기가 높았는데, TV에 비치는 바닷가 파라솔 밑에서 차가운 '코로나'를 연인과 마시는 장면이 많은 호응을 얻은 것 같다. 어떤 손님은 가게 문 앞에서 '코로나'있냐고 묻고서 있다고 하면 자신도 모르게 입이 벌려지며 헤픈 웃음을 지으며 들어온다. 여름철에 라임을 넣어 마시던 추억이 새롭다. 그런데, 그런데...
며칠 전 뉴스에 더는 만들지 않을 계획이라 한다. 그 좋던 '코로나'가 하루아침에 독약을 마시는 것처럼 생각돼서일까. 더욱이 병에는 'CORONA EXTRA'라고 쓰여 있으니 기분 좋게 마실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코로나-19
오지 않아야 할 것이 왔다. 상상할 수 없는 세상이 펼쳐졌다. 2개월 전만 하더라도 어느 누가 짐작을 할 수가 있었을까.
살아있는 것만이라도 감사를 하라는데... 세상이 바뀌니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는 생각도 든다. 미국 CDC는 코로나-19 관련 '어린이 염증' 경보 발령까지 내렸다. 눈으로도 옮길 수 있다는 기사를 달포 전에 읽었는데 비슷한 뉴스를 또 들으니 안경과 고글, 마스크를 착용해 얼굴 전체를 가리게 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주위를 돌아본다. 모든 것이 코로나와 연결되어 있어서 행동에 자유스러울 수가 없다. 백신이 개발되어 안정된다 해도 자연스러운 악수와 허그의 생활은 요단강을 건너야 해후할 것 같다. 추억은 만들어 가는 것이라 해도 인간애(人間愛)가 넘치던 추억이 그리워지는 것은 나만이 아닐지 싶다. 오늘도 무사히 하루를 보내고 와인 한 잔과 즐거웠던 추억을 회상하며 옆지기와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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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무심 (프리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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