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위사태 와중 강제해산 후 철조망으로 폐쇄…”트럼프가 백악관 주변 무장지대화”
민주당 지도부가 '흑인 사망' 시위 사태 여파로 철조망이 높게 드리워진 백악관 앞 라파예트 공원의 재개방을 촉구하고 나섰다.
평화 시위 정착 분위기와 맞물려 워싱턴DC 인근에 집결했던 연방군 병력에 이어 주 방위군도 철수 절차에 돌입하면서 지난 주말 사이 긴장도가 상당 부분 누그러졌지만, 백악관 주변은 여전히 1마일 이상 길이의 철벽을 두른 채 요새화한 상태이다.
민주당 일인자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8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앞으로 보낸 공개서한에서 "우리는 당신과 전 세계가 그곳에 모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장벽을 허물고 라파예트 광장을 다시 열어 사람들이 그곳에 다시 모일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 국민이 백악관 가까이에서 모여 헌법적 권리를 자유롭게 누려온 장소로 오랫동안 역할을 해온 라파예트 공원을 당장 대중에게 다시 열 것을 촉구한다"고 부연했다.
백악관과 바로 접하고 있는 라파예트 공원은 지난 1일 건너편 세인트존스 교회를 향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 경찰이 평화적으로 시위를 하던 사람들을 최루탄 등으로 강제해산 시킨 장소이다.
이튿날인 지난 2일 세인트존스 교회와 마주하는 라파예트 공원 북쪽에 8피트(2.43m) 높이의 철조망이 설치되기 시작해 백악관 주변이 외곽을 따라 철벽으로 에워싸인 상황이다.
국립공원관리청(NPS)은 지난주 라파예트 공원 전체를 포함, 이달 4일부터 10일 사이 백악관 주변 구역이 폐쇄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 소속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DC 시장의 지시로 라파예트 공원 앞 16번가 도로에 노란색 페인트로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라는 대형 문구가 도로 바닥에 그려지고 그 옆으로 활동가들이 추가로 채워 넣은 '경찰 예산을 끊어라' 문구가 등장하는 등 라파예트 공원 주변은 이번 시위 과정에서 인종차별 철폐 운동의 '메카'로 떠올랐다.
펠로시 의장과 슈머 원내대표는 서한에서 "당신은 광장을 가로막기 위해 육중하고 반영구적인 철조망을 세웠다"며 "당신은 우리나라의 수도 심장부에 있는 이 특별한 공원을 '무장지대로' 바꿔놓음으로써 시민들의 공원 접근을 막고 미국 국민과 전 세계 사람들에게 최악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광장 폐쇄 이유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설명이 충분치 않다면서 "라파예트 공원은 자유와 개방성의 상징이 돼야지, 우리 행정부의 지도자가 정의를 위해 외치는 시위자들이 두려워 웅크려 숨는 곳이 돼선 안 된다"며 "현재의 시위가 당신이 세운 억압적인 장벽을 정당화시켜준다고 주장하는 것은 그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철조망과 관련해선 발표할 것이 없다"며 "주변 구역의 안전을 지킨다는 견지에서 볼 때 백악관이 통제하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 힐이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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