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익명 당국자 인용 보도…러 외무부 “미 정보기관의 저열한 선전전”
러시아 정보기관이 탈레반 측에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살해를 사주했던 것으로 미 정보당국이 파악했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6일 보도했다.
익명의 당국자들에 따르면 정보당국은 러시아군 정보기관인 정찰총국(GRU) 산하 '29155'라는 조직이 지난해 미군 및 연합군을 살해하는 대가로 탈레반과 연관된 아프간 반군 세력에 비밀리에 포상금을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무장세력은 실제로 러시아로부터 포상금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아프간에서 전투 중 사망한 미군은 20명에 이르는데, 이 중 러시아의 사주와 연관된 사례는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았다.
특히 미국이 이미 수개월 전 이같이 결론지었다는 게 당국자들의 전언이다.
이 정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보고됐으며, 지난 3월 말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측도 관계 부서들과 이를 논의했다고 한 당국자는 밝혔다.
그에 따르면 이때 미 당국은 러시아에 외교적 항의, 제재 부여 등의 대응안을 마련했지만, 실제로는 현재까지 백악관은 어떤 조치도 허가하지 않았다.
백악관이 이같이 대응을 미루는 이유에 대해 이들 당국자는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고 NYT는 전했다.
다만 "오는 11월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탈레반과 평화협정을 맺어 치적으로 내세우려는 상황"에서 러시아 배후설이 불거진 것이라고 NYT는 설명했다.
이 같은 배후설이 사실이라면, 러시아 첩보 기관이 서방군 공격을 계획한 최초의 사례일 것이라고 NYT는 분석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인지한 것이 없으며, "누군가 언급한다면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NYT에 밝혔다.
자비울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 역시 탈레반은 그 어떤 정보기관과도 관계를 맺고 있지 않다고 부인했다.
러시아가 이런 작전을 펼친 동기는 명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2018년 시리아에서 미군에 의해 러시아 용병 등 수백명이 사망한 일에 대한 복수라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29155는 2018년 3월 영국 솔즈베리에서 일어난 러시아 출신 이중간첩 세르게이 스크리팔 독살 시도의 배후로 지목되기도 한 조직이다.
러시아 외무부는 27일 NYT 보도가 미국 정보기관의 저열한 선전전이라고 반박했다.
외무부는 자국 타스 통신의 논평 요청에 "미국 정보기관이 언론에 흘린 또 다른 거짓 정보에 주목했다"면서 "이 순진한 (정보) 유출은 미국 정보기관 선동가들의 낮은 지적 수준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그럴싸한 뭔가를 생각해 내는 대신 이 같은 헛소리를 고안해 내고 있다"면서 "20년간에 걸친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실패로 이끈 정보기관에서 무엇을 더 기대하는가"라고 비꼬았다.
외무부는 이어 아프가니스탄 내 미국 정보기관 요원들이 마약 거래, 공공사업 수행 계약과 관련한 리베이트(뇌물) 등에 관여하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면서 오히려 역비난을 퍼부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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