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리노이 전력업체 벌금 2천500억원…지역 실세 주하원의장 연루
부정부패로 악명 높은 미국 시카고-일리노이 정치권과 대형 기업 간 정경유착 사례가 연방 수사당국을 통해 확인됐다.
미국 연방검찰 일리노이 북부 지방검찰청(시카고 연방검찰청)은 17일, 일리노이주 전력공급업체 컴에드(ComEd)가 먼저 벌금 2억 달러(약 2천500억 원)를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업체 측이 마이클 매디건(78·민주) 일리노이 주하원의장 측을 상대로 지난 10년에 걸쳐 벌인 뇌물 공여 및 부정 청탁 수용 등의 혐의를 인정한데 따른 것이다.
컴에드는 시카고에 기반을 둔 미국 최대 원자력발전회사 '엑셀론'(Ecelon)의 자회사로, 거의 독점적인 공급망을 갖고 있다.
조세전문 변호사인 매디건 의장은 1971년 일리노이 주하원에 입성해 1983년부터 38년째 주하원의장 자리를 꿰차고 있는 자타공인 일리노이 민주당의 실세다. 공화당 측은 '일리노이 부패의 온상' 또는 '정치 머신의 축'이라며 그를 비난해왔다.
연방검찰은 컴에드를 상대로 제기된 불법 로비 및 정경유착 의혹에 대해 수년간 조사를 벌여 벌금을 책정했으며 컴에드 측도 이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컴에드는 향후 3년간 당국의 감독을 받는다.
연방검찰은 컴에드 측이 일리노이의 전기요금 관련 입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주의회 고위 정치인들에게 뇌물을 주고 이에 대한 보상을 받으려 했다고 밝혔다.
시카고 abc방송은 "매디건 의장이 아직 기소되지는 않았지만,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은 자명하다"며 일리노이 주의회에서 공익사업체 관련 입법안이 통과돼 컴에드의 수익에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매디건 의장 측은 "연방검찰로부터 일자리 추천서 등 컴에드 관련 문서를 제출하라는 요구를 받았고 수사에 협조할 계획"이라면서도 "매디건 의장은 부적절한 동기로 입법을 추진한 일이 없고,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 문건에는 컴에드 측이 "한 고위 공무원의 측근들로부터 청탁을 받고 특정 인을 고용하거나 특정 업체와 물품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나, 그렇게 고용된 인물들은 컴에드의 업무를 거의 수행하지 않거나 아예 출근하지도 않았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나와 있다.
검찰은 이 고위 공무원이 매디건 의장이며, 그의 한 측근 정치인이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컴에드로부터 132만 달러(약 16억 원)를 받았다고 부연했다.
론 로쉬 시카고 연방검찰청장은 "이번 사안은 일리노이주의 뿌리 깊은 부패 문제를 다루고 있다"며 "대형 공익사업체의 최고경영진, 주정부 지도자, 정부 관련 인사들이 관련돼 약 10년간 진행된 부패의 실상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JB 프리츠커(55·민주) 주지사는 이런 소식에 난감함을 표시하면서 "매디건 의장의 혐의가 사실이라면, 그는 주민들의 신뢰를 저버린 것이고, 사임해야 한다"면서 매디건 의장이 연방 검찰의 수사에 속히 임해 충분한 답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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